이석중 라온피플 대표/사진제공=라온피플
#차량이 한 번에 몰리는 출근길 교차로. 인공지능(AI)이 교통 혼잡도를 분석해 가장 정체가 심한 방향의 파란불 신호를 더 오래 유지 시킨다. 횡단보도에 대기 중인 보행자가 없을 때는 차량의 통행 신호를 보내 자연스럽게 정체를 풀어준다. 주행 중인 차량이 교차로를 통과할 수 있도록 신호 시간을 적절하게 배분해 ‘꼬리물기’로 인한 사고도 예방한다.
AI가 자동으로 신호를 조절해 교통 정체를 해소하는 모습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당장 9월 초순 국내 일부 지역에서 AI 교차로가 시작된다. AI 머신비전 솔루션 전문기업 ‘라온피플’은 AI교차로를 위한 ‘그린라이트’ 솔루션을 개발해 실제 적용을 앞두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만난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는 “그린라이트가 적용되면 상습정체 교차로의 교통용량을 30% 이상 늘릴 수 있다”라며 “연료 절감과 환경 보호까지 가능한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라온피플의 AI 비전 솔루션은 제품 검사부터 교통 제어, 의료 산업까지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이 제품의 양품과 불량품을 구분하는 비전 검사다. 기존 룰(Rule) 기반 검사는 전문가가 프로그램을 수개월 동안 개발해 실제 적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라온피플의 AI 비전검사 솔루션인 ‘NAVI(New Architecture for Vision Inspection) AI 2.0’은 비전문가도 손쉽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이 대표는 “제품 영상에 양품과 불량만 표시하면 AI가 스스로 학습해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라며 “오픈소스 네트워크보다 속도는 80배 빠르고 메모리 사용량은 18배 줄어들어 효율적”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부턴 AI비전 솔루션을 통해 치과 의료기기 시장에도 진출했다. 엑스레이 영상을 찍으면 이를 바탕으로 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딥러닝을 통해 3차원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사람이 눈으로 보고 뇌로 판단하는 것처럼 카메라로 보고 AI비전 알고리즘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 진출할 수 있다”라며 “스마트 농업부터 스포츠까지 분야 제한 없이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라온피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내 규제 현실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가 많이 있지만 한국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라며 “데이터경제와 AI 산업을 강조하는 만큼 정부에서 데이터를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라온피플은 올해 안에 상장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비전’하면 라온피플이라고 떠오를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