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그룹이 인수합병(M&A) 인재 모시기에 나섰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비효율 자산 매각과 사업 재편을 진행 중인데, 넥스트 스텝을 준비하기 위함으로 관측된다. LG그룹이 국내 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주요 증권사 IB 본부장 및 사모펀드(PE)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스카우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LG그룹 내에서 일종의 M&A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임원급 인재를 목표로 영입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 증권사 고위 임원은 “IB 업계 고위 임원이 LG그룹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어떤지 회사 분위기 등에 대해 물어왔다”며 “LG가 상당히 적극적으로 다양한 인재를 대상으로 영입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지난해 6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베인엔컴퍼니코리아 대표였던 홍범석 사장을 영입한 바 있다. 이후 홍 사장이 현재 LG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효율화 및 사업 재편을 위한 총괄 작업을 맡고 있다고 업계에는 알려져있다. 주요 계열사 중 실적이 제대로 나지 않거나 LG가 가야 할 방향과 맞지 않는 사업군은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LG화학(051910) 편광판 사업부나 LG전자(066570) 수처리 자회사 하이엔텍 및 엘지히타치솔루션, LG전자 베이징 트윈타워, LG유플러스(032640) PG사업부 등이 대표적이다.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위한 LG CNS 지분 매각, 서브원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부문 등을 매각했거나 매각 중이다. 앞으로 추가 매물이 더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업계에서는 LG그룹이 다양한 사업군을 정리한 이후 마련한 실탄으로 과연 무엇을 살 것인가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 앞서 LG전자가 전장 사업에 시너지를 기대하며 인수한 ZKW처럼 1조원 규모의 대형 딜도 충분히 가능하고 이번에 영입하는 M&A 인재가 해당 작업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기존에 LG그룹이 M&A 시장에서 소극적이고 의사결정 속도가 느리다는 평판을 새로운 인력을 통해 바꾸겠다는 속내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계법인이나 증권사를 통한 자문, 법무자문 등은 역할이 다 달라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밑그림을 짤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LG가 기존과 다른 색깔을 확실히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김민석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