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홍콩의 한 은행 외부에 설치된 증시 시세판 앞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이날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송환법 철폐를 공식 발표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홍콩 증시는 폭등했다. /홍콩=AP연합뉴스
홍콩의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4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의 철폐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홍콩 증시가 폭등했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3.95% 상승한 26,535.609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항셍지수는 4.41%까지 오르기도 했다.
강보합권에서 출발한 이날 지수는 오후 들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매체들이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급등했다.
지난 6월부터 많은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 송환법 반대를 강력히 요구하자 람 행정장관은 “송환법은 죽었다”면서 시민들의 지지 없이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영구 보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제출된 법안을 완전히 철회하지는 않아 송환법 반대 진영의 반발을 샀다.
시장에서는 홍콩 정부가 민주 진영의 ‘5대 요구’ 중 하나인 송환법 철회를 수용할 경우 홍콩의 정치적 위기가 완화되는 중대 계기가 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정국 혼란이 장기화되며 홍콩의 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다.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가 석 달 넘게 이어지면서 중국 본토와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가운데 홍콩 주민들의 소비 위축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홍콩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당초 2∼3%에서 0∼1%로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191억 홍콩달러(약 3조원) 규모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