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우 기자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지난달 실시된 한미연합지휘소 훈련이 구설에 올랐다. 논란의 대상은 크게 두 가지. 지휘권 문제와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상황 개입을 놓고 다양한 얘기가 나온다. 국방부는 후자에 관한 사안은 즉각 부인했다. 이번 훈련에서 자위대 개입 상황을 상정한 부분은 없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최근 유엔군 사령부가 일본을 한반도 유사시 전력제공국으로 지정할 것이라는 보도를 의식한 듯 “일본은 6·25전쟁 참전국이 아니며 워싱턴선언(1953)을 통해 한반도 전쟁 재발 시 재참전을 결의한 국가가 아니므로 전력제공국으로 활동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도 ‘그 부분은 잘못 알려졌다’며 국방부를 거들었다.
국방부는 지휘권 문제에 대해서도 “한미가 합의한 대로 성과 있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이처럼 간단하게 설명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당초 합의란 한국군이 미군을 지휘하는 상황. 전작권이 전환됐을 때 한국군이 감당할 능력이 되는가를 처음으로 측정·평가하는 훈련이었으나 실제로는 다르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5일부터 20일까지 실시된 훈련에서 미군은 공동 국지 도발 상황까지는 지휘권을 유지하고 데프콘4 이상의 상황에서 한국군에 지휘권을 넘기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해졌다. 한미 양국 간 이견이 있었다는 얘기다.
결국 2부 연습부터는 한국군 대장이 훈련을 주도했으나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미 육군 대장)이 부사령관 역할을 맡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장모상을 당해 15일 미국으로 떠나 훈련 종료 직전 한국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케네스 윌즈바흐 주한미군 부사령관(미 7공군 사령관·중장)이 역할을 대신했으나 훈련은 다소 어수선하게 치러졌다.
주목할 것은 이번 훈련에서와 같은 이견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휘권 귀속과 행사 문제에 대해 미군은 ‘한국의 합참과 한미미래연합사, 주한미군과 유엔군 사령부가 논의해 결론을 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권 전환과 미군이 한국군의 지휘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점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한미연합사를 대신한 미래사령부의 사령관은 한국군에 주는 대신 유엔사를 통해 미군의 역할을 하려는 구조를 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양국 국방장관회담에서 거듭 확인한 한국군 주도의 미래연합사 설치 합의를 미국 스스로 흔든 셈이다. 지금까지 크게 고려하지 않던 미군의 유엔사 기능 강화 주장이 가져올 파장의 이해득실을 따져봐야 할 때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