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줄어든 대기업 공채...취업전쟁 막올랐다

[10대그룹 하반기 공채 접수 시작]
4만여명...작년보다 4.1% 줄고
수시채용 늘어 경쟁 뜨거울듯
현대차는 올부터 수시로만 채용
AI로 서류심사하는 기업들 많아
인터넷서 베껴쓰면 대부분 발각
자소서 작성에 각별히 유의해야


주요 대기업들이 ‘2019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가을 채용 시장의 막이 오른 것이다. 단 하반기 채용 규모가 예년보다 줄어든 데다 수시 채용 확대까지 겹쳐 올해 취업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0대 그룹은 이달 중 원서접수를 마감한 후 다음 달 일제히 인·적성 시험에 돌입한다. 업계에서는 올 10대 그룹에서 4만 여명을 채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잡코리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 2일부터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주식회사 C&C, SK이노베이션 등 9개 계열사의 신입사원 공개채용 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서류접수 마감은 16일이며 계열사 복수지원이 불가능하다. 필기시험은 다음 달 13일 예정이다. LG그룹 또한 LG전자를 포함 총 10개 계열사에서 2일부터 신입사원을 모집을 시작했다. 다만 마감일정은 LG전자, LG유플러스 등이 16일, LG상사, LGCNS가 18일, 에스앤아이가 22일 등으로 각기 다르다.

KT 또한 총 11개 계열사에서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한다. 입사지원은 16일까지다. 포스코그룹 6개 계열사와 현대엔지니어링, 현대 글로비스, 한화토탈, GS리테일 등 몇몇 주요 기업 계열사 또한 지난 2일부터 서류 접수를 시작했다.

CJ그룹 또한 주요 계열사의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지난 3일부터 시작했다.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CJ ENM, CJ CGV 등의 원서접수가 24일까지 진행된다. 필기시험은 다음 달 19일이다.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그룹 전자계열사는 지난 4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했다. 금융계열사(삼성카드, 삼성증권 등)는 5일, 호텔신라, 제일기획, 삼성물산 등 기타계열사의 경우 6일로 각 계열사는 차례로 접수를 받는다. 접수는 16일 일괄 마감하며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전형은 다음 달 20일로 예정됐다. 롯데그룹은 6일부터 공채일정을 시작한다. 서류 접수 마감은 23일이며, 최대 2개 계열사와 직무에 복수지원 가능하다. 조직직무적합도진단(L-TAB) 전형은 다음 달 26일이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공채 감소 분위기 속 하반기 10대 그룹의 공채 소식이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며 “구직자는 지원업체별 모집일정 및 자격요건 숙지는 기본이며 직무역량 검증 강화 기조 속 학창시절 지원 직무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과 관심을 자기소개서 전반에 녹여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렇지만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가 줄어든 점은 구직자들 입장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인크루트 조사 결과 전체 대기업 중 채용 계획을 세운 곳은 79.2%로 지난해(91.1%) 대비 11.9%포인트나 감소했다. 채용 규모도 작년보다 4.1% 감소한 4만 2,836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많은 기업이 공개 채용을 폐지하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대기업 186곳 중 공채를 하는 곳은 56.4%로 작년 하반기보다 11.2%포인트 줄어든 반면, 수시 채용 비율은 11.8%에서 24.5%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부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폐지하고 수시 채용을 시행하고 있다. SK그룹 또한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공채를 줄여 3년 이내에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AI·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 수요가 있는 계열사는 이미 수시채용으로 선발하고 있고, KT 역시 R&D, IT, 신사업개발 등의 분야에서는 수시채용을 확대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올 하반기 공채에서 지원자들은 특히 자기소개서 작성에 신중해야 한다고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입을 모은다. 검증 불가능하고, 직무와 무관한 화려한 경력과 스펙은 올 하반기 공채에서 더 이상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서류 심사에서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인터넷에 떠도는 자소서를 베껴 쓰면 대부분 발각된다”며 “서류를 통과한다고 해도 최대한 허위 경력과 스펙을 걸러내기 위해 면접을 강화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