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더 세로’ TV /사진제공=삼성전자
“오랜 기간 동안 제품을 개발해 내놓으면 6개월 안에 중국에서 비슷한 모방품이 쏟아집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가 중국 업체들의 ‘한국 따라하기’ 전시장이 됐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의 자국 기업 보호 앞에선 특허도 무용지물이 된다고 토로하고 있다.
IFA에 참가한 국내 한 IT기업 대표는 “핵심 기술력을 가진 제품을 출시했는데 반년도 안돼 중국에서 더 저렴한 제품들이 나와 원조가 뒤로 밀리는 경험을 했다”라며 “질 낮은 제품을 싸게 내놔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중소기업 관계도 “멕시코에 진출했지만 중국에서 금방 카피캣(모방) 제품이 나와 상황이 어려워졌다”라며 “특허 침해 판결이 나오기까지 절차가 복잡하고 기간도 오래 걸려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은 특허가 이미 있는 기술도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 베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현지 법원에서 특허 침해를 인정하는 경우가 드물어 피해에 대응할 방법조차 없는 상황이다.
IT기업 대표는 “국내 기술을 모방해 중국에서만 팔아도 중국 업체들은 이익이 남는다”라며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미국, 일본, 유럽, 인도에 이어 중국에서도 특허 출원을 고민하고 있지만 그래도 (모방을) 막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역시 중국 업체의 모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중국 창홍은 IFA에서 삼성전자의 ‘더 세로’와 LG전자의 ‘오브제 TV’를 반반씩 결합한 TV를 전시했다. 창홍의 TV는 ‘더 세로’처럼 가로에서 세로로 스크린을 움직일 수 있으며 ‘오브제TV’와 같이 뒷부분에 서랍장을 부착했다.
이밖에 스카이워스와 콘카는 삼성전자 ‘더 프레임’과 유사한 ‘프레임 TV’와 ‘월페이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각각 내놨다.
/베를린=권경원기자·고병기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