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미국이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한일 핵무장론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 든 데 대해 북한은 9일 정권수립 71주년(9·9절)을 맞아 사회주의권 지도자들과의 우호 관계를 과시하며 맞불을 놓았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축전을 통해 “(김정은)위원장 동지와 함께 전통적인 중조(중북) 친선을 계승 발전시키고 두 나라 친선협조 관계가 새로운 역사적 시기에 더욱 발전되도록 추동함으로써 두 나라와 두 나라 인민들에게 보다 큰 행복을 마련해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9·9절을 맞아 북중 우호 관계를 과시한 것은 비핵화 협상과 관련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미중 패권 전쟁이라는 정세를 최대한 활용해 제재완화 등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비핵화를 미국으로부터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 6월 시 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관광산업 활성화 등을 통한 경제지원으로 국제사회의 제재압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의 숨통을 틔워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은 전날 한일 핵무장론에 이어 협상중단까지 시사하며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비핵화 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미 ABC방송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지 않거나 미사일 실험을 한다는 것을 전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실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국정 최고 책임자의 실명을 거론한 것은 비핵화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는 김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북한 비핵화 협상 실패에 따른 한일 핵무장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재차 나왔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6일(현지시간) 개정 발간한 ‘비전략 핵무기 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하며 “동맹국들은 미국의 핵무기를 신뢰하지 못하게 될 경우 스스로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