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이은숙(오른쪽 세번째) 원장과 정진수(〃 두번째) 부속병원장 등이 10일 노조 파업으로 암환자 등에게 고통과 불편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며 사죄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립암센터
국립암센터(경기 고양시) 사용자 측이 지난 6일 개원 이래 첫 파업에 들어간 노조와 내일부터 노사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은숙 국립암센터 원장은 10일 오전 “환자들을 옆에 두고 파업이 5일째 지속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 환자들과 국민께 송구하다”며 “내일부터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파업이 신속히 종결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은 공공기관으로 정부의 가이드라인(1.8% 인상)을 넘어선 인건비 상향이 불가해 노조와의 임금협상 조정안에 합의할 수 없었다. (노조 측이 요구한) 시간외수당을 별도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에도 정부에 간곡히 요청하고 있고 끝까지 노력해 반드시 해결하도록 하겠다”며 암환자들을 위해 업무에 조속히 복귀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해 결성된 보건의료노조 국립암센터지부(조합원 972명)는 지난 5일 밤 자정까지 진행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공익위원들이 조정안으로 제시한 총액 1.8% 인상, 일부 직종에 대한 수당 인상안을 사용자 측이 거부하자 6일 파업에 돌입했다. 2001년 개원 이후 처음이다.
2001년 개원 이후 처음으로 지난 6일 파업에 들어간 국립암센터 노조원들이 병원 로비에서 출정식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조 측은 지난해까지 임금·단체협상이 한 번도 열리지 않아 임금 수준이 열악하다며 임금 6% 인상, 면허·자격·위험·온콜수당 등 신설, 시간외수당 기준 마련, 인력충원, 공짜 노동 근절과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요구해왔다. 반면 병원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왔다.
병원 측은 파업에 대비해 지난 2일부터 입원 환자들에게 병원을 옮기거나 퇴원할 것을 권고해 520여명이던 입원환자가 파업 첫날인 6일 오후 138명, 9일 오전 10시 110명으로 줄었다.
파업 중 필수유지업무 범위(중환자실·응급실)에서 빠져 있는 항암주사실·방사선치료실에서 주기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암환자들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한 3기 유방암 환자 보호자는 “매일 방사선 치료를, 3주에 한 번 표적치료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파업으로 치료불가 통보를 받았다”며 신속한 교섭 타결을 호소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