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그린, 스페이스 그레이, 실버, 골드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는 아이폰11프로와 아이폰11프로맥스/사진제공=애플
애플의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인 아이폰11·아이폰11프로·아이폰11프로맥스 3종이 베일을 벗었다. 한때 ‘혁신의 상징’이었지만 이번 신제품은 트리플 카메라 등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보편화된 기능만 탑재해 혁신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 초고가를 고수하던 전략에서 한 발짝 물러나 지난해 아이폰 시리즈보다 가격을 낮추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말께 국내에 출시되면 ‘가성비’를 내세운 아이폰11 시리즈와 폴더블·5G 등 혁신을 내세운 삼성·LG전자(066570) 플래그십폰이 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필 실러 애플 마케팅 수석부사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신사옥 스티브잡스극장에서 아이폰11 시리즈 3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애플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신사옥 ‘스티브잡스극장’에서 아이폰11·아이폰11프로·아이폰11프로맥스를 발표했다. 아이폰11은 지난해 ‘보급형’ 제품이었던 ‘아이폰XR’의 후속 모델이며 아이폰11프로와 아이폰11프로맥스는 각각 지난해 아이폰XS·아이폰XS맥스를 계승한 모델이다.
애플이 이번 공개행사에서 가장 강조한 기능은 카메라다. 아이폰11프로·아이폰11프로맥스는 1,200만화소의 초광각·광각·망원 렌즈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아이폰11은 1,200만화소의 초광각·광각 렌즈 ‘듀얼 카메라’를 갖췄다.
후면 트리플 카메라가 정사각형 모듈 안에 삼각 구조로 배치된 아이폰11 프로와 아이폰11프로맥스/사진제공=애플
아이폰 신제품 3종 모두에 초광각 렌즈가 새롭게 탑재돼 기존 아이폰보다 네 배 더 넓은 장면을 담을 수 있으며 디지털 줌도 최대 열 배까지 가능하다.
영상촬영을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초고해상도(UHD) 4K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게 했다. 애플은 “스마트폰 역대 최고 화질의 동영상으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동영상 편집 기능도 강화돼 영상촬영 후 자르기, 필터 적용, 노출 증가 등의 다양한 작업을 즉시 적용할 수 있다.
이 밖에 애플의 최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A13 바이오닉 칩이 적용돼 성능이 최대 20% 개선됐다. 배터리 수명 역시 아이폰11 프로는 전작보다 4시간, 아이폰11프로맥스는 5시간 각각 늘어났다.
다양한 혁신을 이뤘다는 애플의 설명과 달리 외신과 소비자들이 주목한 부분은 가격이다. 아이폰11의 출고가는 699달러(약 83만원)부터 시작해 전작보다 오히려 50달러(6만원) 저렴해졌다. 스마트폰 100만원 시대를 가장 먼저 연 애플의 기존 행보와 정반대의 선택을 한 것이다. 아이폰11프로와 아이폰11프로맥스 역시 각각 999달러(약 119만원), 1,099달러(약 131만원)로 전작과 같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애플은 초고가로 적게 팔고 많은 이익을 남기는 전략을 취했지만 다른 제조사들이 혁신제품을 내놓고 시장 자체가 역성장하는 상황에서 초고가를 유지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폰11 시리즈는 북미 등 1차 출시 지역에 20일(현지시간) 발매된다. 만약 한국이 2차 출시국에 포함된다면 국내에서는 10월 말께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아이폰11 시리즈로 여전히 충성고객층을 모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5G와 폴더블 등 네트워크, 폼팩터 혁신이 현재진행형인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11 시리즈는 LTE만 지원된다.
KT에서 마련한 ‘갤럭시노트10’ 론칭 파티에서 참가자들이 제품을 써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는 이미 상반기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10 5G, LG전자의 V50 씽큐(ThinQ)에 이어 하반기에 갤럭시노트10, V50S 씽큐로 5G폰이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갤럭시노트10은 국내 사전예약만 130만대로 역대 최대치를 돌파한데다 올해 전 세계 판매량 1,000만대를 노리고 있다. V50S 씽큐 역시 50만대 이상 판매를 달성한 V50씽큐의 뒤를 이어 ‘듀얼 스크린’으로 흥행을 노리고 있다.
아이폰11 시리즈는 폼팩터 측면에서도 디자인만 일부 변했을 뿐 혁신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폰11프로·아이폰11프로맥스의 경우 후면의 정사각형 모듈 안에 렌즈 3개가 삼각구조로 배치돼 있다. 이를 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인덕션과 볼링공 등 다양한 패러디가 쏟아지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는 출시되자마자 ‘완판(완전판매)’된 뒤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