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현장 국무회의장에 일찍 들어와 다른 참석자들을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지금 결과적으로 봤더니 이렇게(일가족이 전액 출자한 펀드) 됐다는 말씀이고 그 점에 대해서는 저도 참 난감합니다. (...) 저도 매우 궁금합니다. 어떤 일이 실제 있어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매우 궁금합니다”
“지금 돌이켜보게 되면 이 펀드에 들어간 것 자체가 저로서는 정말 ‘뼈아픈 실수’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살펴보지 못했고 나중에 알았습니다마는 그리고 제 처의 경우도 이게 ‘이런 정도의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습니다”
지난 2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후보자이던 시절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장관은 사모펀드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답답해하는 표정으로 이 같은 얘기를 내놓았다. 그는 2017년 5월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된 뒤 직접 투자를 금지하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개별 주식 10억여원치를 처분했다. 그 돈을 어디에 두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 집안의 장손인 5촌 조카 조범동(36)씨로부터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블루코어밸류업1호’라는 사모펀드를 추천받았다. 조 후보자는 조씨가 집안에서 알려진 주식전문가여서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가끔 투자를 상의하던 사이라고 했다. 이후 청와대를 통해 ‘사모펀드 투자는 문제될 것 없다’는 확인까지 받은 뒤에 투자했다. 그런데 인사검증 국면에 와서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음을 알았다는 것이다.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를 운용한 코링크PE가 벌인 범행들은 검찰 수사 개시 2주일여만에 어느 정도 드러난 상태다. 검찰은 지난 8일 이모 코링크PE 대표와 블루코어로부터 투자받은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표는 조 장관 가족에게 10억5,000만원을 출자받기로 해놓고 금융당국엔 74억5,500만원 납입을 약정받았다고 허위 신고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았다. 또 코링크PE가 운용한 또 다른 사모펀드 ‘한국배터리밸류업1호’를 통해 인수한 2차 전지업체 더블유에프엠(WFM) 등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의 자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도 적용됐다. 최 대표는 웰스씨앤티의 회삿돈 10억원 안팎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 11일 법원은 두 사람의 구속영장을 기각했으나 범죄 혐의의 성립에 다툼이 있다고는 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 수사팀은 “범행 자백, 증거 확보된 점, 주범이 아닌 점, 수사 협조 등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며 “차질 없이 수사를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 이모 대표가 1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을 ‘주범’ 5촌 조카 조씨에게 관심이 쏠린다. 검찰 수사의 성패도 그의 신병확보에 달렸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코링크PE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바로 조씨라는 정황과 증언이 다수 나온 상태다. 조씨는 검찰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나간 지난달 27일 전에 해외로 출국한 상태였다. 당초 필리핀에 있던 것으로 알려진 조씨는 최근 베트남으로 거처를 옮겼다는 얘기가 나온다. 검찰과도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씨는 코링크PE란 회사를 통해 무엇을 하려고 했던 것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조씨와 함께 해외도피한 것으로 알려진 자동차부품업체 익성의 부사장 이모씨, WFM의 전 대표이자 대주주 우모씨와의 관계를 두루 살펴봐야 한다. 이 부사장은 최근 입국해 조사를 받았으나, 우씨는 여전히 두문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한 달여간 국회와 언론이 조씨와 주변 인물들의 행적을 추적해 밝혀진 바를 정리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왼쪽)씨가 ‘조선생’이라는 필명으로 2010년부터 운영해온 네이버카페 ‘스탁포럼 - 선물옵션/주식’ 대문 사진. /사진=인터넷 캡쳐
◇전업투자자에서 사모펀드 오너가 되기까지=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 공식적으로 드러난 조씨의 이력은 전업 주식투자자다. 네이버에서 조씨를 검색하면 지난 2012년 ‘원칙대로 손절하고 차트대로 홀딩하라’, 2015년 ‘지금 당장 주식투자에 선물옵션을 더하라’라는 책을 출간한 것으로 나온다. 조씨는 책에서 자신에 대해 네오비즈 웹에이전시 대표를 역임하다가 주식투자로 전업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조선생’이라는 필명으로 2010년부터 네이버카페 ‘스탁포럼 - 선물옵션/주식’도 운영해왔다. 다만 이 네이버카페는 지난달 18일 돌연 폐쇄됐다.
네이버카페를 운영하던 시절 조씨는 시너지팩토리라는 회사에 적을 둔 상태였다고 한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그 회사는 조씨의 장인이 운영하는 조그만 건설회사다. 법인등기부 등본을 보면 조범동씨의 아내로 알려진 이모씨가 사내이사를 역임한 흔적이 있다. 또 조씨는 바이크와 자동차 마니아이기도 했는데, 그러한 관심을 살린 것인지 하이브리드 오토바이 회사인 DH모터스라는 회사에서 영업 업무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의 관심은 어느 시점부터 주식·선물·옵션 투자에서 비상장사와 기업공개(IPO) 등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업계에 따르면 2014~2015년경 조씨는 비상장사 물건을 들고 사모펀드사를 방문해 투자 의사를 물어보고 다녔다고 한다. 그러다가 2016년2월에는 직접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를 차리게 되는 것이다. 코링크PE의 대표는 김모씨가 3개월여, 성모씨가 10개월여 맡는다. 성씨는 DH모터스의 3대 주주였다. 또 다른 등기이사인 이모씨 역시 DH모터스의 4대 주주였다. DH모터스의 인연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조씨는 코링크PE의 지분을 갖지 않으며, 어떠한 공식적인 직급도 맡지 않는다. 당시 조씨에게는 어떤 주식 관련 문제가 있어서 금융사 임원을 맡기에 부적격한 상태였다고 한다. 그러나 조씨는 ‘코링크PE 총괄대표’라는 명함을 파서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코링크PE의 대주주(75%)는 삼성생명 설계사인 또 다른 김모씨가 되는데, 그는 성씨의 지인이어서 7,500만원을 투자했을 뿐 경영에는 관여한 바 없다고 했다고 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의 직함이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총괄대표로 인쇄된 명함 사진.
◇와이파이사업과 우회상장, 그리고 중국자본=코링크PE를 설립하면서 조씨는 ‘서울시 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사업 수주’와 ‘상장사 인수 후 비상장사 우회상장’이라는 두 가지 큰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돈줄로 삼아, 우회상장으로 목돈을 만지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위한 추진 자금으로 중국 자본을 유치하려 했다. 이는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공개한 코링크PE의 내부문건에 나와 있다. 실제로 조씨는 코링크PE 설립 16일 만에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장쑤화군과학기술발전공사와 중한산업펀드 투자를 위한 6,000억원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식에 나선다. 해당 회사가 정말로 그만한 자본이 있는 곳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코링크PE 측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THAAD) 사태로 인해 투자가 무산됐다는 입장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왼쪽)씨가 2016년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측 대표로 장쑤화군과학기술발전공사와 중한산업펀드 투자를 위한 6,000억원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루웨이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실
공공와이파이 사업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코링크PE는 2016년경 해당 사업을 추진하던 피앤피플러스와 투자유치 자문계약을 한다. 그러나 피앤피플러스가 여러 차례 입찰에서 떨어지면서 사업이 지연된다. 이후 코링크PE는 피앤피플러스 측에 지분 절반을 달라고 했으나 피앤피 측이 거절하면서 결국 완전히 갈라섰다고 한다.
이처럼 중국 자본 유치와 공공와이파이사업 유치가 난항을 빚으며 처음에 코링크PE를 출범시키며 세웠던 계획은 전면 수정돼야 하는 상황에 놓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초기 멤버의 이탈도 일어난다. 2017년2월 성 대표는 그만두고, 현 대표인 이씨가 전면에 나선다. 이씨는 조씨의 친한 형으로 코링크PE 설립 초기부터 일을 도와줬다고 한다.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의 내부문건에 담긴 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사업과 상장사·비상장사 우회상장 계획, 중국 자본 유치 등 개요./자료제공=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실
◇우회상장 드라이브, 조 장관 가족 돈도 투입=결국 조씨는 이때부터 우회상장에 올인하기로 마음 먹은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2017년 5월18일 네이버카페에 올린 글에서 “다음 책은 비상장 주식투자와 기업공개(IPO), 상장사에 주식매매보다 더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한 매매방법 및 그 참여방법에 대한 내용을 첨부된 책을 써내려 하고 있습니다”라고도 전했다. 우회상장 대상 회사는 앞서 조씨와 해외도피했다가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은 이 부사장이 있는 익성이었다. 조씨는 일찍이 이 부사장 등 익성 경영진과 인연이 닿아 재산 관리를 도와준 것으로 전해진다. 익성은 그 전에 정책자금인 ‘코에프씨포스코한화케이비동반성장제2호’에서 투자받으며 상장을 추진하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따라서 조씨가 상장 해결사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익성과 코링크PE는 초기부터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코링크PE가 세운 와이파이 사업 계획에서는 익성이 주요 파트너로 등장한다. 또한 코링크PE가 처음으로 운용한 사모펀드 ‘레드코어밸류업1호’는 출자액 총 40억원 중 15억원을 익성에 투자하기도 한다. 이는 익성의 내부 자금 문제를 정리해주기 위한 마중물로 쓰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조씨는 이쯤부터 조 장관 일가의 자금을 받기 시작한다. 2017년3월 조 장관의 처남인 정모씨가 운용사 유상증자에 5억원을 투자한 것. 조씨는 그 전에도 조 장관의 친인척이라는 것을 주변에 알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조 후보자의 후광을 활용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는 조 장관이 2017년5월 민정수석으로 부임하면서 후광 효과가 한층 강해지게 된 상황이었다. 결국 2017년7월 조 장관을 최근 들어 후회막심케 한 블루코어에 대한 10억5,000만원 투자가 이뤄진다.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가 작성한 자동차부품업체 익성 투자제안서./자료제공=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실
◇코스닥 상장사 인수, 2차 전지 사업 추진=이 같은 코링크PE의 우회상장 계획은 2017년10월 드디어 본 궤도에 오른다. 교육사업을 주로 하던 코스닥 상장사 WFM(전 에이앤원)을 인수한 것. 코링크PE는 회삿돈 100억원과 사모펀드 ‘한국배터리코어밸류업1호’ 80억으로 WFM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WFM의 대표는 이 대표가 겸임한다. 그리고 인수 직후 WFM의 주요 사업에 2차 전지(배터리) 생산을 추가한다.
2차 전지라는 아이템은 정부 국정과제와도 맞물린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7년7월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2020년까지 공공기관에 ESS(Energy Storage System·에너지 저장 장치)를 의무 설치하겠다는 내용이 있는데, ESS가 바로 2차 전지다.
이러한 사업 복안은 바로 익성에서 온 것이다. 익성은 2017년7월 2차 전지의 핵심소재인 음극재를 국내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상태였다. WFM은 인수된 직후 익성의 자회사인 IFM과 협력해 2차 전지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다. 국정과제와 맞물린 2차 전지 사업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띄운 다음 우회상장을 도모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돼 WFM은 2018년2월 공장 건설에 들어가고 2018년9월에는 공사를 완료한다. 그리고 2018년11월에는 익성과 10억원 규모 SiOx(실리콘산화물계) 음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다.
더블유에프엠 홈페이지. 기존 교육사업에 배터리사업을 추가하면서 두 개 축으로 사업부가 구성돼있다.
◇WFM 경영권 인수 막전막후=이처럼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은 WFM의 전 대표 우씨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 사건에서 조씨에 필적하는 핵심 인물로 꼽히기도 한다. 왜냐하면 우씨는 코링크PE 측에 경영권을 넘겼으나 여전히 코링크PE를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링크PE의 배터리펀드 80억원 중 50억여원 출자자는 바로 우씨와 그의 회사 신성석유이다. 나머지 30억원도 우씨 쪽 자금으로 추정된다.
또 우씨는 2017년3월 코링크PE에게 50억원 상당인 WFM 주식 110만주를 무상 증여했다. 우씨가 코링크PE 측에 WFM 경영권을 넘긴 직후 WFM이 ‘환기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주주 간 계약에 따라 손해배상을 했다고 한다. 우씨 측은 손해배상 금액이 40억원이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110만주의 주당 가격을 3,636원으로 계산한 금액이다. 하지만 그날 종가는 5,000원에 육박했다. 따라서 110만주를 맞추기 위해 주당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춘 것으로 보인다. 코링크PE는 그 주식을 넘겨받은 뒤 회삿돈 100억원으로 샀던 주식 250만여주는 모두 장외매도로 팔아치웠다. 그런데 이때는 거의 대부분 주당 5,000원에 팔았다.
결과적으로 코링크PE가 WFM의 경영권을 확보하며 들인 돈은 배터리코어 자금뿐이다. 또 그러한 거래가 완료되고 나서 배터리펀드와 코링크PE의 WFM 지분율은 정확히 12%로 맞아 떨어졌다. 결국 WFM을 직접 지배하던 우씨가, 코링크PE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간접 지배하기 위한 액션 플랜을 실행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씨는 조씨만큼 이 사건의 전말을 알 수 있는 위치의 인물로 거론된다. 공교롭게도 우씨 역시 아직까지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와 우씨가 애초에 무엇을 계획한 것인지, 조씨와 우씨는 어떻게 연이 닿았던 것인지 향후 확인될지 주목된다.
◇상상인·포스링크·에이도스와 조씨 관계는=조씨 등이 해외도피 직전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도 이들과 특수한 관계로 보인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달 28일 코링크PE로부터 담보로 설정했던 WFM 주식 110만주의 담보처분권을 취득해 63만5,000주를 처분했다. 이날은 동아일보가 사모펀드의 핵심 인물인 조씨와 이 대표, 우씨 등 3명이 해외도피했다고 보도하면서 WFM의 주가가 급락한 날이다. 이 대출이 이뤄진 날짜는 사모펀드 관련 의혹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던 지난달 20일이다. 따라서 이들이 해외도피하기 전 코링크PE 110만주를 담보로 20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았고, 이날 주가 하락으로 반대매매가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WFM과 얽혀있는 포스링크·에이도스란 회사들도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을 매개로 등장한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WFM이 에이도스와 포스링크로부터 각각 50억여원에 매입한 서울 성수동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지하1층 상가 2곳에 총 130억원의 근저당권부근질권을 설정한 바 있다. 이는 WFM의 전환사채 100억원을 보유한 엣온파트너스가 해당 상가들에 설정한 근저당권 130억원에 설정한 질권이다. 업계에서는 엣온파트너스가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서 100억여원을 대출해 전환사채를 인수한 것으로 해석한다. 즉 자금흐름만 보면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100억원이 WFM을 거쳐 에이도스와 포스링크에 50억원씩 흘러간 셈이다.
더군다나 코링크PE와 포스링크는 상당히 오래된 사이다. 코링크PE는 2016년 레드코어 펀드에서 25억원을 포스링크 유상증자에 투자했으며 경영권 인수까지 내다보기도 했다.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도 포스링크와 꽤 깊은 관계가 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2017년께부터 포스링크의 주식·전환사채 보유자들에게 여러 차례 담보대출을 해왔다. 그러나 채무자들의 대출 상환이 여의치 않았는지 최근 상상인저축은행 측은 차례로 담보처분권을 행사하면서 포스링크 전환사채를 전체 주식의 16% 규모까지 보유한 상태다.
따라서 이 네 회사 간의 관계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날지 주목된다. 검찰은 코링크PE에서 일어난 자금흐름은 샅샅이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의 사주는 최근 골든브릿지증권(현 상상인증권)을 인수한 ‘슈퍼개미’ 유준원 상상인 대표다. 에이도스는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상가 지하 1층에서 중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손의 불법 행위, 조국 일가는 얼마나 알았을까=조씨는 이같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여러 불법적인 일들을 자행해온 것으로 이미 드러났다. 검찰은 코링크PE와 블루코어 펀드가 웰스씨앤티에 23억5,000만원을 투자했다가 이중 대부분을 불법적으로 빼낸 것을 확인하고 이 대표와 최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법원도 혐의가 있다는 것은 인정했다. 특히 최 대표 측이 공개한 조씨와의 통화 녹취록에서, 이러한 횡령·배임을 주도한 것은 조씨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 외에도 수두룩한 불법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조씨가 코링크PE의 실제 오너로 활동한 것부터가 불법이다. 조씨와 그 관계자들의 사법 처리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건은 조 장관을 포함한 가족들이 이들의 불법 행위를 어디까지 알고 또 얼마나 관여했느냐다. 조 장관의 처남은 코링크PE에 5억원을 투자한 주주인만큼 이들의 계획과 움직임을 상당 부분 알았을 것이란 의심을 받는다. 배우자 정 교수도 남동생이 코링크PE에 투자한 돈 중 일부를 빌려줬기에 코링크PE의 사업 내역을 알았지 않았겠냐는 의혹이 있다. 더군다나 경향신문은 앞서 정 교수가 조씨에게 5억원을 빌려줬다가 받지 못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정 교수는 조씨를 통해 WFM으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1,400만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정 교수와 조씨의 이같은 금전 관계를 고려할 때 정 교수가 조씨의 활동을 상당 부분 알았을 개연성이 있다.
물론 이 사태에서 가장 핵심은 조씨의 활동에 대해 조 장관이 얼마나 알았느냐다. 조씨의 활동을 인지하고 있으면서 민정수석이 가진 권한·정보로 그의 사업에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었는지가 가장 규명이 필요한 지점이다. 물론 조씨가 조 장관 가족을 꼬드겨 돈을 받아놓고는 일방적으로 후광을 이용해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 장관은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5촌 조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저도 알지 못합니다. 지금 해외에 나가 있다고 하니까요. 하루빨리 귀국해서 수사에 협조해 주기를 저로서 바라고 있을 뿐입니다.”라고 했다. 이는 국민 대다수가 바라는 바일 것이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