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수납원 노조 8일째 점거농성...도공 "업무방해 단호 대응"

도공 "499명만 직고용 불변… 요금수납 대신 현장 조무업무"
노조 "1,500명 직접 고용해야… 강제진압시 물러서지 않아"

16일 오전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에서 톨게이트 노조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천=연합뉴스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250여명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벌인 점거농성이 16일로 8일째를 맞으며 장기화하고 있다. 도공 측은 대법원 판결로 고용의무가 발생한 499명만 직접고용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가운데 점거농성에 따른 업무방해가 심각하다며 단호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수납원들은 대상자 1,500명 전원의 직접고용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며 경찰을 동원한 강제진압이 발생하면 더 강하게 투쟁한다는 입장이다.


도공은 이날 요금수납원 노조가 불법점거하는 과정에서 현관 회전문 등 시설물을 파손해 약 5,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며 노조의 불법행위와 업무방해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또 요금수납원들의 정규직화와 관련해 “입장 변화가 없다”며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 499명은 직접 고용하되 1·2심 계류 중인 수납원 1,047명으로 확대 적용은 불가능하다”고 재차 밝혔다. 불법파견 요소를 제거한 지난 2015년 이후 입사자도 630명에 이르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도공은 18일까지 직접고용 및 자회사 전환 대상자를 확정하고 직접고용 대상자에게 고속도로변 환경미화 등 현장 조무업무를 맡긴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반면 한국노총·민주노총 소속 요금수납원들은 농성을 풀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강래 도공 사장이 대법원 확정판결 대상자 외에는 직접고용을 할 수 없다고 밝힌데 반발해 이달 9일부터 농성 중이다. 수납원들은 도공 측에 세 차례 직접고용을 위한 교섭요청서를 보냈지만 입장 변화가 없다는 답변만 받은 상태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도공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의 요구는 그동안 정부와 도로공사가 벌여온 불법을 중단하고 청와대와 이 사장이 1,500명의 직접고용을 결단해 교섭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정부는 경찰을 동원해 강제진압을 겁박하고 도공은 판결을 거부하고 사태를 극단으로 몰고 있다”며 “공권력을 동원해 강제진압으로 해산에 나선다면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으로 규정한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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