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증권업계에서는 관련주의 급등이 단기적인 이슈일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국적으로 확산한 중국에 비해 잔반 급여 비중이 작고 양돈업체의 현대화 수준도 높다”며 “현시점에서 발생 확률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확산 영향이 단기에 종료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이 단기에 종료될 경우, 국내 돈육 공급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대규모 돼지 살처분은 발생하지 않고 돈가는 일시적으로 반등했다가 곧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슈를 단기적 사안으로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시, 수요 위축 및 살처분에 의한 공급감소로 초반 돼지고기 시세는 하락할 것”이라면서도 “수요가 다시 회복되는 시점에서는 공급 부족 현상으로 돼지고기 시세 급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대체재로 꼽히며 수요가 증가한 닭고기의 가격 상승은 단기적인 이슈”라고 말했다. 또한 “구제역은 돼지 외 다른 가축에게도 전염되기 때문에 우유 등의 파동도 나타났으나,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과로만 전염되기 때문에 다른 가축으로 직접적인 영향이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핵심은 단기간에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멈추는 것에 달렸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기적으로 확산할 경우 국내 돈육 공급 과잉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점은 돈육농가에 긍정적이지만, 배합사료 업체는 돼지 사육두수의 감소로 인해 매출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욱 메리츠종금 연구원은 “추가 확진 여부와 경기 남부 지역으로의 확대가 돼지열병의 조기 진압과 지역 확산에 따른 우려 증가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발생했다.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후 이날 오후 2시께 돼지 4,700여 마리를 키우는 연천군의 양돈농장에서 어미돼지 한 마리가 폐사하자, 농장주는 축산 방역 당국에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를 했다. 검사에 나선 당국은 금일(18일) 오전 7시 “해당 농장 의심 돼지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진했다”고 밝혔다. 해당 농가는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 돼지농장에서 50km 떨어져 있기 때문에 당국은 두 농장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소연기자 wown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