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을 촉구하는 삭발을 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호재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삭발을 단행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관련, “당 대표가 비장한 결의를 하고 삭발까지 했는데 이를 희화화하고 게리 올드만, 율 브리너 운운하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전 대표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어찌 당이 이렇게 새털처럼 가벼운 처신을 하는가”라고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홍 전 대표는 그러면서 “그러니 문재인 대통령도 싫지만 자유한국당은 더 싫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쓴소리를 전했다.
홍 전 대표는 이어 “진중하라”며 “이를 조롱하는 국민들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또 “비상 의원총회라도 열어서 당 대표의 결연한 의지를 뒷받침하는 비장한 후속 대책이나 빨리 마련하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연합뉴스
한편 황 대표는 전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2기 여성정치아카데미 입학식에 참석해 “박정희 대통령을 부정하는 것은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우리 굶어 죽는 사람들 많을 때 먹고 살게 한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지난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해임을 촉구하며 단행한 삭발 이후 공식적인 첫 외부 행사인 이 자리에서 신의 머리를 화제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황 대표는 “제 머리 시원하고 멋있지 않느냐”며 “옛날 (영화배우)율 브린너라는 분이 있는데 누가 더 멋있는가. 어제 삭발한 후 첫인사인데 (제가)머리가 있었다면 훨씬 더 멋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 대표의 삭발 이후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야성(野性)을 강조한 각종 패러디물이 쏟아지는 등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한국당에서는 “야당의 야성을 기대하는 유권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20·30대를 중심으로 황 대표 얼굴에 배우 최민수씨의 모습을 합성한 사진, 영화 ‘터미네이터’ 사진을 패러디해 가죽 재킷을 입은 황 대표가 국회를 배경으로 오토바이에 올라탄 모습 등이 화제가 됐다. 단정한 ‘2대8’ 가르마를 고수해온 황 대표의 삭발 과정에서 옆머리부터 깎이면서 순간적으로 옆머리는 짧고 윗머리는 긴 일명 ‘투 블록’ 헤어스타일이 연출됐다. 이 장면 때문에 황 대표가 영화배우 ‘게리 올드먼’과 닮았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영국 BBC는 이날 ‘한국 정치인은 왜 삭발을 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황 대표 삭발 소식을 전하면서 “머리카락을 민 황교안 대표의 모습이 게리 올드만을 닮아 ‘김치 올드만’이란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고 전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