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캘리포니아주, 車배출가스 규제권한 박탈 당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캘리포니아주의 차량 배출가스 규제 권한을 폐지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미 환경보호청(EPA)이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치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앤드루 휠러 EPA 청장은 “우리는 연방주의와 주의 역할을 포용하지만 연방주의가 한 주에서 국가표준을 명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심각한 대기오염의 전력을 가진 캘리포니아 주 당국은 1970년 청정공기법 제정 이래 수십년간 자체 오염기준 설정 권한을 갖고 자동차 배출가스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적용해왔다.

민주당 소속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배출가스 감축과 지구 온난화에 맞서 싸워야 할 의무를 거부하는 처사라며 반발했다.

■트럼프, 폐지 강행 이유는

캘리포니아주의 엄격한 기준

‘車시장 3분의1’ 13개주 차용


연방 연비기준 완화 효과 반감



트럼프 대통령이 주 당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독자적 규제 권한을 없애려는 것은 그만큼 캘리포니아주 환경정책의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엄격한 차량 배출가스 기준을 따르는 주는 13곳으로,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14개 주가 미국 자동차 시장의 약 3분의1을 차지한다. 캘리포니아주 규제가 유지되면 트럼프 행정부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에 수립된 연방 연비 기준을 완화해도 ‘반쪽짜리’밖에 될 수 없다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만든 환경정책의 유산을 깎아내리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자동차 업계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서로 다른 연비 기준을 세우면 차량 설계와 생산계획 등에 혼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포드·BMW·폭스바겐·혼다는 캘리포니아주 정부와 연비 규제기준 강화 협약을 체결하고 주 배출가스 규제당국에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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