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존 볼턴(오른쪽) 전 백악관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최근 해임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비핵화 협상이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볼턴 전 보좌관이 작년 3월 국가안보보좌관 취임 전까지 자신이 회장을 맡았던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게이트스톤연구소 초청으로 이뤄진 비공개 오찬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강하게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반군 세력인 탈레반과 평화협정 협상을 위해 탈레반 대표단을 대통령 휴양시설인 캠프데이비드에 초청함으로써 탈레반에 ‘끔찍한 신호’를 보냈다고 힐난했다. 또 탈레반이 9·11 테러를 일으킨 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에 은신처를 제공한 점을 상기시키며 이는 9·11테러 희생자들을 모독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미국 정부와 탈레반 대표단의 캠프데이비드 협상은 아프간에서 벌어진 탈레반의 잇따른 테러로 미군 장병의 희생이 잇따르자 막판에 취소됐다.
볼턴은 특히 북한 및 이란과의 어떤 협상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과 이란은 그들의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완화하는 협상만 원한다고 볼턴은 주장했다. 볼턴은 여러 차례 이름도 거론하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을 마구 헐뜯었다고 한 참석자가 밝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볼턴 전 보좌관의 후임으로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 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를 지명한 미묘한 시점이라 주목된다. 마이크 플린, 허버트 맥매스터, 볼턴 전 보좌관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2년 8개월 만에 네 번째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백악관 NSC(국가안보회의)를 총괄하며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최고위 참모로 활동한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인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했다. 오브라이언 신임 보좌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잘 이해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외교가에서는 북미 비핵화 실무팀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첫 시험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시설 피습과 관련 대이란 외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