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청주처제살인사건' 수법 비교해보니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당시 유력한 용의자 수배 전단/연합뉴스

대한민국 범죄 역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의 정체가 마침내 밝혀졌다. 사건이 최초 발생한 1986년 9월 이후 무려 33년만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8일 화성연쇄살인 사건 피해자들의 유류품에서 검출된 유전자(DNA)가 강간 살인죄 무기수로 현재 복역 중인 이춘재(56)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범행 당시 이춘재는 27세였다. 화성연쇄살인사건 관련 사건 10건 가운데 3건에서 나온 DNA와 이춘재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건의 살인사건 중 5차(1987년 1월), 7차(1988년 9월), 9차(1990년 11월) 용의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미제사건수사팀이 증거물 감정 등을 진행하다 DNA 분석과 대조를 의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춘재는 지난 1994년 처제를 상대로 저지른 성폭행·살인으로 안양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1994년 1월 충북 청주 흥덕구 자신의 집을 찾아온 처제가 마시는 음료수에 수면제를 타 먹인 이춘재는 처제가 잠들자 성폭행한 후 범행이 알려질 것을 우려해 처제를 살해했다. 피해자 시신은 집에서 800m 정도 떨어진 곳에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1월 경찰이 연쇄살인 사건 현장인 화성 황계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범행이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이뤄진 데다 뉘우침이 없어 도덕적으로 용서할 수 없다”며 이춘재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사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성폭행 이후 살해까지 계획적으로 이뤄졌는지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1995년 1월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했다. 이춘재는 4개월 뒤 파기환송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같은 해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이 확정, 무기징역수로 복역 중이다.

이춘재가 처제를 잔혹하게 살해한 수법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비슷한 점이 많다. 이춘재가 살해한 처제 시신은 스타킹으로 묶여 싸여 있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피해자들 역시 스타킹이나 양말 속옷 등 피해자의 옷가지가 살해도구로 이용됐다. 끈 등을 이용해 목을 졸라 살해하는 교살이 7건이었으며 손 등 신체부위로 목을 눌러 사망에 이르게 하는 액살이 2건, 신체 주요부위를 훼손한 케이스 4건 등이다.

유력한 용의자가 확정됐지만 이 사건은 공소시효가 이미 만료돼 처벌은 어려울 전망이다.

살인사건은 2015년 법 개정으로 공소시효가 폐지됐지만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사건이 1991년에 발생해 공소시효는 지난 2006년에 이미 끝났다.

한편 경찰은 19일 오전 9시30분 브리핑을 통해 지금까지 파악한 용의자와 화성 사건의 관련성, 이후 수사 방향 등을 밝힐 예정이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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