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이탈리아 중도좌파 정당인 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신당 이름을 ‘이탈리아 비바’(Italia Viva)로 정하며 창당 절차에 착수했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렌치는 최근 당명을 이탈리아 비바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창당 절차에 들어갔다. 당명을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생동하는 이탈리아’라는 의미다. 이 용어는 민주당이 2008년 총선에서 선거 캠페인으로도 사용한 적이 있다.
렌치는 조만간 당대회를 열어 당 상징물과 조직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념상 중도주의를 표방하는 렌치 신당에 합류하기로 한 민주당 상·하원의원은 이날 현재 40명에 육박한다고 ANSA 통신은 전했다. 오성운동-민주당 간 새 연립정부의 농업장관으로 임명된 테레사 벨라노바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 이탈 현역 의원 수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민주당도 분당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특히 벨라노바를 비롯해 민주당 소속 장·차관이 일부 신당으로 당적을 옮길 경우 새 연정은 ‘2당 체제’가 아닌 ‘3당 체제’로 바뀜에 따라 정책 조율 등 국정 추진 과정에서 혼란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 정부에서 민주당은 장관 21명 중 9명, 차관급 42명 중 18명을 각각 배출했다.
다만 렌치 전 총리 신당의 지지세는 아직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현지 일간 라 레푸블리카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렌치 신당의 지지율은 3.4%로 전체 정당 순위 6위에 그쳤다. 마테오 살비니가 이끄는 극우 정당 동맹이 33.1%로 최대 정당 입지를 유지한 가운데 연정 파트너인 민주당과 오성운동은 각각 20.2%, 18%의 지지율을 획득했다. 또 다른 극우당 이탈리아 형제들(FdI)이 7.3%로 뒤를 이었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설립한 중도 우파 정당 ‘전진 이탈리아’는 7%를 차지했다.
한편 다음달 중순 렌치와 살비니 간 양자 TV 토론이 열릴 예정이어서 현지 정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지 국영방송으로 생중계될 이번 양자 토론은 렌치의 제안을 살비니가 수락하면서 성사됐다.
렌치는 이탈리아 정계에서 살비니를 가장 거세게 비난하는 정치적 반대파로 꼽힌다. 살비니가 지난달 초 오성운동과의 연정을 파기하자 ‘극우 포퓰리즘’ 정당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며 오성운동과 민주당 간 새로운 연정을 전격 제안해 성사시킨 바 있다. 이후에도 살비니를 ‘국가를 나락에 빠뜨릴 극우 정치인’이라고 비난하며 각을 세워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