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판 커지는 공유오피스…네이버·SKT 신사업도 ‘둥지’

공유오피스들, 텃밭 넘어 '30인~1,000인' 사업자 집중 공략
사옥 상징성 대신 실용성 선호하는 사업자 늘어
패스트파이브·스파크플러스, 상장·자금 유치 '속도'


공유오피스가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대기업, 중견기업들도 속속 둥지를 옮기고 있다. 상징성보다 효율성을 선호하는 사업자들을 늘어난 데 더해 공유오피스들이 텃밭이던 1인 창업자, 스타트업을 넘어 규모를 갖춘 고객을 집중 공략한 결과다. 국내 대표 공유오피스 회사들은 왕성하게 자금을 조달하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SKT와 하나금융지주의 합작법인인 핀테크회사 핀크(Finnq)는 이달 말 스파크플러스 시청점으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핀크 관계자는 “기존 사용 중이던 파인애비뉴 임대차계약이 끝나 위워크를 비롯한 공유오피스 위주로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었다”며 “공간을 재구성하고 일종의 ‘스타트업 정신’을 살리고자 새로운 곳에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공유오피스로 대기업 계열사들이 잇따라 둥지를 틀고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이자 웹드라마 제작사인 플레이리스트 역시 스파크플러스 선릉점에 입주해 있다. 지난 4월에는 비교적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동화약품(000020)까지 본사를 패스트파이브 시청점으로 옮겼고 그 다음달에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멀티캠퍼스가 위워크 선릉3호점으로 이전했다.

공유오피스 회사들은 포화 상태에 더해 손이 많이 가는 1인 창업자와 소규모 회사를 넘어 30인에서 1,000인 규모의 사업자를 공략하기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일종의 멤버십 계약을 통해 임대차·인테리어·네트워크·렌탈·보안서비스 등을 사업자에 맞춰 제공하는 식이다. 장기계약 리스크나 초기 투자비용 부담을 줄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공유오피스의 판이 커지자 사업자들의 자본 조달 움직임 또한 활발해졌다. 패스트파이브는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돌입했으며 스파크플러스 역시 신규 자금 유치에 들어갔다.

부동산업계관계자는 “사옥의 상징성보다 효율성과 실용성에 대한 가치를 중시하는 사업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며 “핵심 오피스 상권에서 공유 오피스 경쟁이 격화되자 비교적 값싼 금액대를 제시하며 유치하기 위한 물밑작업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정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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