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머니] 서울 아파트 중위가 8.2억→8.6억…상한제에 더 멀어진 내집마련

■상한제 예고에 왜곡되는 시장
잠실 전용 59㎡ 16억·84㎡ 19억
10년넘은 아파트 속속 신고가 경신
잠잠하던 재건축도 거래 잇따라
공급절벽 우려에 청약시장 과열
강남권 가점 70점은 돼야 안정권


“현재 청약 가점이 62점이고 12월에는 64점이 되는데 고민입니다. 요즘 서울 아파트 당첨 커트라인을 보면 60점대도 불안합니다. 최근 기존 주택 값도 올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해서 집을 사야 되나 걱정이 앞섭니다.”(부동산 카페 게시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더 높이고 있다. 부작용이 확산되면서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는 지난 4월 8억2,000만원대에서 8월에 8억6,000만원대로 상승했다.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도 8월에 처음으로 5억원을 넘겼다. 공급 절벽을 우려한 수요자들이 분양시장에 대거 가세하면서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당첨 가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강남권 단지의 경우 가점이 70점은 돼야 안정권에 들 수 있을 정도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잇따른 규제정책으로 시장이 왜곡되면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 잠실 전용 59㎡도 16억원대 거래=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에도 적용하겠다고 언급한 후 시작된 강남권 신축 아파트의 상승세가 주변 지역은 물론 구축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7% 오르며 1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는 상한제 논의가 공론화된 지난 8주간 서울 모든 구에서 아파트 매매가 하락을 기록한 곳이 없다.

실제로 아파트값은 서울 웬만한 지역에서는 신축은 물론 구축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입주 11년 차인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59.96㎡는 8월 16억3,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입주 5년이 되지 않은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전용 94.49㎡가 29억2,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되는 등 주택형별로 실거래가와 호가가 급등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15㎡가 33억원,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는 19억원에 신고가를 쓰는 등 10년 남짓 아파트도 들썩였다.


9월 들어서는 준공 30년을 넘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 전용 96㎡가 20억6,000만원, 양천구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74㎡도 14억7,000만원으로 역대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목동 A공인 대표는 “분양가상한제로 신축 호가가 뛰니 조용하던 재건축 단지도 급매물부터 거래되기 시작됐다”고 말했다.

규제가 촉매로 작용하면서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의 중위 매매가는 더 뛰어올랐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 1월 8억4,025만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4월 8억2,574만원으로 내려갔지만 8월에는 다시 8억6,245만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9·13 대책 직전인 지난해 8월의 8억2,975만원보다 올랐다. 수도권도 8월 5억169만원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5억원을 넘겼다.


20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를 찾은 예비 청약자들이 ‘래미안 라클래시’ 분양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상한제 예고에 치솟는 가점
=이런 가운데 상한제가 시행되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경쟁률이 치솟고 가점도 높아지고 있다. 신규 분양을 통해 내 집 마련을 고려하는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앞이 캄캄하다.

이달 당첨자를 발표한 ‘송파 시그니처캐슬’의 인기 주택형인 전용 59㎡A는 최저 가점이 69점이었고 전체 당첨 가점 평균이 60점을 넘겼다. 전용 84㎡B는 최고 79점에 이른다. ‘서대문 푸르지오센트럴파크’도 전용 75㎡B는 최저 61점, 전용 59㎡A도 최저 58점이다. 인천에서는 평균 가점이 70점을 훌쩍 넘겼다.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3차’ 전용 80㎡는 최저 74점, ‘송도 더샵프라임뷰’ 전용 84㎡B 기타지역도 최저 72점이었다.

가점 계산식을 보면 4인 가족(20점)이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17점)을 모두 충족하면 청약 가점은 69점이다. 부양가족이 더 있어야만 70점을 넘길 수 있다. 무주택으로 15년을 지내고도 부양 가족이 더 없으면 다가올 ‘로또분양’에서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존 아파트 가격도 내려갈 기미가 없자 ‘로또 분양’으로 경쟁률이 오르기 전에 청약 받으려는 수요가 많다”면서 “서울 아파트 선호가 워낙 강하다 보니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만점에 가까운 고가점 통장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청약 과열로 분양 시장에도 가수요가 늘었다”면서 “묻지마 청약이나 무리한 대출보다는 실수요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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