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팩(SPAC)상장이 2016년 이후 최대 건수를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원금 이상의 수익이 보장되는데다 성공 땐 수익률도 높은 편이고, 대형보다는 중소형 중심의 스팩 상장이 늘고 있는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003470)은 거래소에 ‘유안타제5호스팩’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예정 주식수는 593만주로 56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014년 1호 스팩을 상장 한 뒤 2015년과 2018년 각 한 차례 스팩 상장에 그쳤지만 올해는 4호에 이어 5호 상장까지 추진하고 나섰다.
스팩 상장에 적극적인 증권사는 유안타증권 뿐이 아니다. 기업공개(IPO) 부문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지난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스팩 상장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 2016년 12건, 2017년과 2018년 20건의 스팩 상장이 이뤄졌지만 올해는 9월 현재까지 14건의 상장이 완료됐고 예비심사를 청구하거나 심사를 통과해 IPO 청약을 대기 중인 곳도 10여 개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최소 24개 이상의 스팩이 연내 코스닥에 입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12월 스팩 상장 제도가 도입된 이후 2015년을 제외하곤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액면가로 신주를 공모, 상장한 후 3년 내에 비상장 기업을 합병하는 서류상 회사다. 스팩 상장이 활발한 것은 증권사와 투자자 모두에 위험을 최소화한 투자전략으로 각광 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최근 대형 IPO 딜이 사라지면서 중소형 기업 주관사 선정 경쟁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보다 간소화된 절차로 IPO를 추진하는 회사를 찾아 합병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만약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더라도 스팩 관리비용이 통상 연 1억원 미만인 만큼 기대수익 대비 위험부담이 크지 않다. 투자자들 역시 스팩이 합병회사를 찾지 못해 상장폐지 되더라도 연 1%대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원금 이상을 회수 할 수 있다.
여기에다 과거에 비해 스팩의 공모 규모가 줄어든 것도 상장 건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대형 스팩 1개를 내놓기보다 중소형 스팩 여러 개를 내놓는 추세라는 것이다. 한 IB 관계자는 “과거 큰 규모의 스팩들이 대주주 지분율 희석 문제로 합병회사를 찾지 못해 결국 상장폐지 된 경우가 있었다”며 “최근에는 시가총액 100억원 미만의 스팩을 활발히 조성하다 보니 상장되는(스팩의) 수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청약경쟁률도 높다. 지난 18일 신규 상장한 하나금융13호스팩의 청약 경쟁률은 254대1로 집계됐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