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타파' 부산 주택·옹벽 붕괴 1명 사망…공항·항만 모두 멈춰

태제17호 태풍 ‘타파’가 제주를 강타한 22일 오전 폭우로 인해 제주시 용담2동 용연계곡을 흐르는 한천의 물이 크게 불어 있다. 한천은 비가 내리지 않을 때는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건천이다. /제주=연합뉴스

제17호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부산에서 노후 주택이 무너져 1명이 숨지고 옹벽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1일 오후 10시 25분께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의 한 2층 단독주택 일부가 무너지면서 1층에 거주하는 A(72) 씨가 매몰, 사고 발생 9시간 만인 22일 오전 7시 45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대원은 좁은 진입로 때문에 중장비를 투입할 수 없어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 등은 2층을 떠받치는 기둥이 무너지면서 주택 일부가 붕괴된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오전 7시10분께는 부산 사하구 감천동의 한 주택 옹벽이 1.5m 가량 무너지기도 했다.


강풍 피해도 잇따랐다. 전날 오후 9시 51분께는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한 목욕탕 건물에서 가로 2m 세로 1.5m 대형 유리창이 강풍에 깨져 인도와 차도로 떨어졌다. 다행히 행인이나 지나가는 차량이 없이 인명피해는 없었다. 22일 오전 6시께 부산 남구 대연동 한 공사장에 임시로 세운 가설물(비계)이 강풍에 쓰러지면서 전선을 건드려 주변 200여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현재 한국전력공사가 긴급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 중인 22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한 2층 주택이 무너져 있다. 이 사고로 집 안에 있던 70대 여성이 매몰돼 숨졌다. /부산=연합뉴스

같은 날 오전 7시 10분 부산 남구 용호사거리 부근 도로에는 길이 1.5m가량 연통이 떨어진 것을 순찰하던 경찰관이 회수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부산소방재난본부에 접수된 신고는 66건으로 집게됐다. 김해공항은 이날 국제선 30편, 국내선 42편 등 총 72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부산항은 전날 오후 5시부터 선박 입·출항이 전면 중단됐다.

중형급 태풍인 ‘타파’는 오전 9시 20분 현재 제주 서귀포 남쪽 약 250㎞ 해상에서 시속 28㎞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이날 오후 10시 부산 동남쪽 50㎞ 부근까지 접근한 뒤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타파’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설물 관리, 안전사고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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