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이공항 놓고 롯데-신라免 '동상이몽'

주류·담배영업권 11월 발표
롯데, 인천공항서 이미 운영
해외매출 1조 달성 위해 필수
신라 "홍콩 첵랍콕 등서 흑자"
여세 몰아 입찰경쟁 우위 자신


연평균 5,000억원 매출 규모의 ‘알짜’인 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주류·담배 면세 사업권을 두고 국내 면세점 업계 빅2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동상이몽에 빠졌다. 롯데면세점은 공항에서 주류·담배 품목을 운영하고 있다는 경험을 살려 낙찰을 자신하고 있고, 이미 창이공항에서 화장품·향수 품목을 운영 중인 신라면세점은 여세를 몰아 이번 입찰에서 주류·담배 품목에 대한 사업권을 따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마감한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의 주류·담배 품목 독점 영업권 입찰 결과가 오는 11월 중순에 나올 전망이다. 이번 입찰에는 한국의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독일의 거버 하이네만 등 3곳이 참여했지만 사실상 세계 2위 롯데와 3위 신라 간의 2파전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선정된 업체는 내년 9월부터 운영을 시작하며 임차기간은 2026년 8월까지 총 6년이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따이궁(중국 보따리상)에 대한 의존이 지나치게 높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진출은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다. 특히 창이공항은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공항이자 글로벌 역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롯데와 신라 모두 총력을 펼치고 있다. 앞서 해외 면세점 입찰에서 신라면세점에 번번이 사업권을 뺏긴 롯데면세점이 이번에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신라면세점이 해외 시장에서의 승기를 계속 가져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와 신라가 해외시장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3년 창이공항 화장품·향수 사업권과 2014년 마카오공항, 2017년 홍콩공항 면세점 등에서 경쟁했고 모두 신라면세점이 운영권을 따냈다. 다만 2014년 시드니공항과 지난해 대만 타오위안공항 면세점 운영권 입찰전에서는 롯데·신라 모두 탈락했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전 세계 20개, 신라면세점은 10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만 보면 롯데면세점이 7조5,391억원, 신라면세점이 6조7,750억원으로 롯데가 앞서지만 해외에서의 실적은 신라가 5배가량 높다.

이에 신라면세점은 이번 입찰권도 따내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신라면세점은 인천과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3대 공항에서 모두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12월에 오픈한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의 경우 영업 첫 분기인 2018년 1·4분기부터 흑자를 내 운영 능력도 검증된 상태다. 특히 신라면세점은 이미 창이공항에서 화장품·향수 품목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사업 노하우가 있어서 입찰 경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법인을 두고 있어 인력 등 여러 측면에서 비용을 추가로 들이지 않고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다만 창이공항의 기존 사업자라는 점이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창이공항은 면세점을 갖춘 이래 주류·담배 사업자와 화장품·향수 판매 사업자를 동일한 업체로 선정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입찰을 따내 해외시장 외연 확대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신규개발부문장인 박창영 상무를 중심으로 창이공항 입찰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할 정도로 사업권 획득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창이공항의 연평균 매출액이 5,000억원에 달해 이번 사업권을 따내면 내년 해외시장 목표 매출액(1조원)의 절반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인천공항 제1·2터미널에서 주류·담배 품목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 입찰 대상 사업권과 같은 품목을 비슷한 규모의 국제공항에서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자신이다. 또 창이공항이 옴니채널 강화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온라인 매출이 높은 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5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에서 5년간 4조1,400억원의 임차료를 베팅했다가 과도한 임차료 부담을 못견디고 2017년 사업권을 부분 반납한 점이 정성평가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창이공항은 이용객만 약 6,500만명이 넘는 아시아 대표 공항 중 하나”라며 “이번 사업권을 따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 앞으로 다른 해외 사업 입찰에서 더 우월한 바잉 파워를 발휘할 수 있어 양측 모두 사활을 걸 것”이라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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