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역학 조사 및 살처분 준비를 하고 있다./파주=권욱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연쇄 확진된 파주와 연천 일대 7개 농장 돼지 1만5,333마리가 모두 살처분됐다. 이번 살처분은 구제역 등 다른 동물 전염병 때와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로 질식시킨 뒤 매몰하거나, 동물 사체를 고온·고압 처리해 기름 등으로 분리한 뒤 사료나 비료 원료로 활용하는 렌더링 방식으로 이뤄졌다.
경기도는 현재 추가 발병을 차단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시보다 한차원 높은 ‘최고단계’ 대응으로 지속적인 방역 활동을 펴고 있다. 만일 초기 대응에 실패할 경우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고 도는 밝혔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침에 따라 파주, 연천, 동두천, 포천, 김포 등 5개 ‘중점방역지역’에 대한 강도 높은 관리를 하고 있다.
살처분 범위는 발생농장으로부터 500m 이내 농장에서 사육되는 돼지 뿐 아니라 3km 내 농장에서 사육되는 돼지도 함께 살처분했다. 더불어 해당 농가와 역학 관계에 있는 모든 농장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 중이다. 중점관리지역 내 양돈농장에 대한 ‘돼지반출금지 조치 기간’는 당초 1주간에서 3주간으로 연장 운영하고 있으며 이 기간 내 중점방역지역 축사에는 일반인은 물론 수의사, 컨설턴트, 사료업체 관계자 등도 ‘질병 치료 목적’ 이외에는 출입할 수 없다.
아울러 기존 9개 시군 12곳이었던 ‘거점 소독시설’을 파주·연천지역 아프리카돼지열벙 발생 후엔 17개 시군 27곳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전 시군의 가용장비가 총동원돼 모든 축산 차량 등에 대한 철저한 소독이 진행 중이다.
특히 경기도는 ASF 확산방지를 지원하기 위해 파주시와 연천군에 각각 특별조정교부금 10억원을, 도내 19개 시군에 긴급지원 방역대책비 30억원 등 총 50억원을 긴급 투입했다.
17일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포클레인으로 살처분 매몰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파주=권욱기자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태풍 타파와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응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원점에서 다시 대대적인 소독을 해야 한다”며 “비가 많이 오면 소독약과 생석회 등이 모두 씻겨나간다. 양돈 농가와 지자체, 농협에서 비가 그치면 곧바로 소독작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