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부동산개발의 대세 ‘복합용도개발’, 미래지향적 개발방식으로 주목

집약적 도시구조화 정책인 ‘컴팩트 시티’, 인구감소와 고령화시대에도 주효한 지속가능 개발될 듯

부산 해운대해수욕장변에 올 11월말 준공 예정인 해운대관광리조트 엘시티 조감도. <㈜엘시티PFV 제공>

한 단지 내에 주거와 상업, 업무와 문화, 교육 시설 등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용도개발’이 대도시부동산개발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집을 지을 땅은 부족한데 도시에 살고자 하는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도 집약적 도시구조화 정책인 ‘컴팩트 시티’, 즉 ‘도시 안의 도시’를 개발하는 데에 주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또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시대에 접어들면 오히려 제반 생활편의시설이 구비된 도시에서 살고자 하는 욕구가 더 강해져 이른 바 도심회귀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복합용도개발의 필요성은 오히려 증대된다는 견해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먼저 인구감소와 고령화시대에 접어든 일본은 정부차원에서 ‘컴팩트 시티’ 구상을 발표하여 ‘모여 사는’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900개의 자치단체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까지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핵심지역에 모여 살게 함으로써 행정서비스와 인프라를 집중하면서 주민편의를 제고하고 행정력 낭비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도 이미 도시문제 해결과 환경정책을 위하여 ‘컴팩트시티 조성을 지향하고 있다.

도쿄의 롯폰기힐즈, 파리의 라데팡스, 뉴욕 배터리 파크시티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복합용도개발단지는 대체로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수직개발을 지향한다. 이동동선이 짧아 원스톱 리빙의 편리함을 확보하면서 녹지공간까지 충분히 확보하여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초고층, 대규모로 단지가 설계되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할 수 있다는점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도시재생개발에 초고층 복합용도개발이 적극 도입되고 있다. 2천년대 초반에 지어진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에서부터, 2017년 준공된 국내 최고높이의 서울잠실 123층 롯데월드타워, 부산 해운대해수욕장변에서 올해 11월말 준공될 101층 관광리조트 ‘엘시티’, 년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서울 삼성동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 초고층 복합개발은 선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도시재생개발의 대세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그 밖에 서울 용산과 여의도 개발계획에도 복합용도개발이 주가 될 것이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편 올 11월말 준공 예정인 해운대 ‘엘시티’는 예전에 모텔, 콘도 등 오래된 건물과 무허가 횟집촌, 낡은 주택 등이 무질서하게 들어서 있던 곳을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정비한 후 들어서는 복합리조트단지이기에, 관광특구 해운대의 랜드마크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어느 정도 기여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 지역사회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일 평균 3500여명의 근로자가 투입되어 건설단계에서 4조원 이상의생산유발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엘시티 역시 일 평균 2500여 명 이상의 근로자가 투입되고 있어 조단위 생산유발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엘시티 현장 인근 중동역 근처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ㄱ씨(55세)는, “롯데월드타워가 매년 수조원대경제효과를 낸다고 들었다”며, “엘시티도 해운대 지역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광 랜드마크는 관광객 및 관광수입 증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개장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는 전망 좋은 호텔, 스카이파크, 아이스링크, 박물관, 카지노, 컨벤션센터, 고급 레스토랑과 쇼핑몰 등의 시설들을 바탕으로 싱가포르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한번 찾아가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았으며, 2010년 싱가포르 관광객수를 전년대비 약 20% 증가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대만의 타이페이101,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등 랜드마크 건물들 역시 개장 후 관광객수가 20~40%까지 증가되는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시티 시행사인 ㈜엘시티PFV의 한 관계자는, “엘시티는 마리나베이샌즈의 축소판 같은 복합리조트로 볼 수 있다”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처럼 엘시티도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고급 관광수요를 모으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도시의 땅을 집약적으로 활용하는 ‘복합용도개발’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고만고만한 건물들이 도시 전체를 빽빽히 채우고 있는 우리나라 대도시의 삭막한 풍경을 초고층 건물과 넓은 자연공원이 어우러진 친환경적인 풍경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게 건축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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