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국제금융]미중 무역협상 추이에 주목...미 경제지표도 관심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관계자들이 전광판을 통해 주식거래 상황을 모니터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주식시장

지난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05%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0.51%와 0.72%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실무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 협상단이 다음 주로 예정됐던 미국 농가 방문을 전격 취소하며 협상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것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 20일(현지시간) 중국 실무진급 무역협상단은 이날까지 미국 협상단과 회담을 마치고 다음 주 몬테나주와 네브래스카주 농가를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돌연 취소하고 예정보다 일찍 중국으로 돌아갔다. 이에 주요 외신들은 양측 협상에 차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한 이견도 지속하고 있다. 18일 연준은 시장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1.75~2.00%로 25bp(1bp=0.01%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연준이 기대보다 덜 완화적이란 실망과 함께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됐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의 제조업은 이미 침체에 빠지는 등 경제 둔화 신호가 있다면서 연준이 금리를 50bp 내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보지 못했다면서 금리 인하가 가계 부채나 자산 가격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등 금융안정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무역 차관급 실무협상 중국측 대표인 랴오민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겸 재정부 부부장(왼쪽)이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실무협상을 마친 후 떠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이 줄어들며 상승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14.7bp 내렸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17.6bp 하락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통화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지난 한주 9bp 떨어졌다. 3개 만기 모두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큰 수익률 주간 하락폭을 나타냈다.

지난 20일 미중 무역협상이 또다시 진통을 겪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퍼지며 국채수익률은 빠르게 반전 하락했다. 중국 협상단이 미 농가 방문을 취소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미국산 상품을 더 구매하는 것 이상의 포괄적인 무역 합의를 원한다고 말해 협상에 대한 우려가 확산했다. 그동안 양측이 선의의 조치를 내놓으며 좁은 범위의 ‘스몰딜’ 협상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미국이 다시 강경론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8일(현지시간) FOMC 회의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외환시장

지난주 달러화 가치는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 속 혼조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지난 한 주 0.30% 올랐다.

달러는 연준이 공격적이지 않은 행보를 보이며 대체로 올랐다. 지난주 연준은 금리를 25bp 인하했지만 추가 인하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ING는 “매파적인 FOMC에도 미국 금리 전망은 이번 주 초와 비교해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달러는 전반적으로 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운드-달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며 2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주말을 앞두고 차익 실현 움직임이 있어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 19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브렉시트 합의가 가능하다”고 밝히며 파운드-달러는 눈에 띄게 오름세를 보였지만 이후 0.42%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리슨 총리와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 국영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원유시장

국제유가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며 상승세가 둔화됐다. 지난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6% 올랐다.

20일 장 초반에만 해도 미중 실무진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400여 개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지난해부터 부과한 고율 관세를 면제한다고 밝힌데다 중국 협상단이 다음 주 미 몬테나주와 네브래스카주 농가를 방문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협상단이 돌연 농가 방문을 취소하며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자 유가 상승 폭은 다소 내려갔다.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우려가 줄어든 점도 유가 상승을 제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다만 군사력 사용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여기에 텍사스 지역 홍수에 따른 정유 설비 운용 차질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도 유가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주간전망

이번 주(23~27일) 뉴욕증시는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에 따라 등락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개인소비지출과 2·4분기 성장률 확정치 등 경제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도 다수 공개돼 주목된다. 이란을 둘러싼 중동 정세에도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다음 달 초 고위급 회담을 앞둔 가운데 중국 무역협상단은 지난주 미국 농가 방문 계획을 취소하며 양국 간 협상에 차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당초 부분 합의도 가능하다고 했던 것에서 말을 바꿔 완전한 합의를 원한다며 강경 자세로 전환했다. 이번 주에도 양국의 협상과 관련한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란을 둘러싼 중동 정세도 여전한 변수다. 미국은 무력 사용에 대해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추가 무력 충돌에 대한 우려는 줄어든 상태지만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 국제연합(UN) 총회가 열리는 만큼 이란 관련 이슈도 주요 의제로 부상할 수 있다.

정보 제공업체 마킷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8월 개인소비지출(PCE) 및 PCE 물가지수 등의 지표도 발표된다. 미국의 소비 상황과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는 물가 압력이 강화됐을지 주목된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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