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글로벌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두 가지 화두는 당연히 통화정책과 미중 무역분쟁이다. 그리고 해당 주제의 이벤트는 금리 측면에서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무역분쟁 측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이 대표적이다.
9월 미국 FOMC는 시장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1.75~2.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현재 성장세가 비교적 양호하나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그리고 낮은 인플레이션 흐름 등이 이유다. 더불어 경제확장을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했지만 지난 7월 성명서와 비교해보면 경기 부문에 대한 일부 변화를 제외하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달러화와 미국 단기채 금리가 상승했고 회의 직후 연방선물금리시장에서 오는 12월 금리 동결 확률은 34.1%로 회의 전일(27.1%)보다 높아졌다. 9월 FOMC 연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금융시장의 기대치를 낮춰 덜 온건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미국 증시도 FOMC 발표 후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어 진행된 연설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함과 동시에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에 따라 완만한 금리 조정은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노련하게 대차대조표 확대 재개의 필요성을 언급함으로써 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를 높임에 따라 이후 낙폭 축소 후 보합권으로 마감했다.
결국 9월 FOMC 이벤트는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되며 연내 금리 동결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지만 추가적인 대차대조표 확대 발언은 시장을 안정시킨 요인으로 요약된다.
다음은 미중 무역분쟁 이벤트다. 최근 실무협상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때그때 강온 발언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또한 향후 무역협상 전개 방향도 경제논리보다 예상하기 더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치적인 상황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플랜과 시 주석의 정치적인 입지 제고 등을 고려하면 양국의 무역협상은 기존 정책의 개조에서 수용 가능한 스몰딜의 형태로 우선 맞춰질 수 있고 이 경우 금융시장 내 불안심리는 단기적으로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도로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순탄치 않은 이벤트와 삐걱거림을 투자자들이 예상하고 대응하기는 어렵다.
주식시장에 주는 이벤트들은 투자심리, 유동성(수급)에 영향을 미치며 실제 경기와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준다. 또한 시장 상황에 따라서 과거에 나타난 결과와 다르게 반영되는 경우도 있어 투자자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그렇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이벤트에 대처하는 자세는 무엇일까.
하나는 기업가치 평가를 전제로 주가가 크게 하락할 때 매수로 대응하고 보유하는 것이다. 미중 무역협상이 서로가 루저(loser)가 되는 파국으로 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이벤트 발생에 따른 과도한 주가 하락은 역발상 투자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투자자 자신의 부단한 해당 기업의 가치에 대한 기준과 평가를 요구한다.
둘째는 시나리오별 단기 대응이다. 물론 시나리오대로 될지, 다른 양상이 나타날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예상 시나리오가 전개된다고 해서 주식이 그대로 반영할지도 미지수다. 그러나 합리적인 상식에서 시나리오를 만들고 이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다면 성공투자의 확률을 높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