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시중은행장과의 만찬 회동에서 해외 주요국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에 대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경고했다. 이날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손실을 본 투자자의 피해구제를 위한 분쟁조정 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화답했다.
윤 원장은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주요 시중은행장 등과 만찬 회동을 갖고 “최근 고위험 DLF 손실 사례와 관련해 (각 은행들은) 성과 보상체계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은행권의 과제는 기업들에는 어려울 때 동반자가 되고 국민들에게는 건전한 자산형성을 도와줘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원장이 주요 은행장과 만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윤 원장은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은행장들이 DLF 사태는) 고객 입장에서 생각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윤 원장은 ‘파생결합상품 등 고위험 상품의 은행 판매를 금지할 수도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종합적으로 검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결과를 놓고 봐야 한다”며 “(합동검사 결과가 나온 후) 그때 가서 판단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윤 원장은 “극단적인 경우 당연히 (판매가) 부적절하다고 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해외 사례나 금융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좋은 결과를 내놓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어 스케줄에 맞춰 합동검사 결과를 중간보고 형식으로라도 발표를 하기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논란을 의식한 듯 DLF 사태 당사자인 손 행장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불참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15개 사원은행장이 참석했다.
손 행장은 다른 자리에서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전국 영업본부장을 소집해 DLF 손실과 관련해 고통을 겪는 고객들에게 송구하다는 뜻을 전하며 앞으로 금감원이 진행할 분쟁조정 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손 행장은 특히 고객 보호를 위해 법령 등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책임 있는 자세로 다각도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고 우리은행 측이 전했다. 손 행장은 “신뢰라는 것은 거울의 유리와 같아 한번 금이 가면 회복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며 “고객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진심으로 대해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우리은행은 고객별로 보유한 투자상품 전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전담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상품 수익률이 위험구간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이 전문가와 직접 상담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태규·송종호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