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AI 기술로 번역 된다

한국번역학회 창립 20주년 학술대회서 소개
기계번역 미래 예측할 수 있는 방향 제시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 일부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번역하는 실험이 국내 학술대회에서 소개된다.


한국번역학회는 28일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개최되는 학회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MT를 통한 한국고전 번역: 실험과 가능성’ 특강을 실시한다. 이번 특강에서는 조선왕조실록의 일부를 기계로 번역하고 평가하는 실험결과도 소개된다. 실험에서 번역되는 내용은 조선왕조실록의 태조실록과 정조실록으로, 실험은 태조실록의 한국어 원문과 영어 번역본 ‘The Annals of King T‘aejo’에서 발췌해 구축한 한영 병렬 37,736문장에 일반 문어체 약 600만 문장을 더해 기계 학습을 수행하고 그 결과로 만들어진 ‘고전 번역 모델’을 태조실록과 정조실록 영어 번역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실험 결과는 기계번역 결과물의 품질에 대한 회의론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국 고전과 같이 고도로 복잡한 텍스트에 대한 기계번역 적용 가능성을 진단함으로써 기계번역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또 결과에 따라 역사문화적 측면에서 필요성이 크지만 규모의 방대성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난중일기 등 한국 고전의 번역 작업에 기계번역을 적용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관련 작업이 속도를 낼 수도 있다. 유명우 한국번역연구원 원장은 “AI를 통한 한국고전번역은 중국이나 구글 등 다른 주체가 선점할 수 있는 분야기 때문에 우리가 서둘러 시작해야 할 작업”이라며 AI를 효과적으로 학습시킬 데이터 확보와 학습 데이터 처리 인력 양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이영훈 고려대 교수가 ‘한국 번역학사, 새로운 20년을 준비하며’를 주제로 번역학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조망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는 한국번역학회는 그 동안 학술대회 개최, 학술지 발간 등 학술활동을 통해 한국 번역학의 발전을 이끌어왔으며 현재는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번역학회 20주년 기념 학술대회와 관련한 세부 사항 또는 프로그램은 한국번역학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