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한국은행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고위험 파생결합증권(DLS·ELS) 발행과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규모 중도 환매가 발생하거나 기초자산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경우 상품의 원금 손실 우려가 있으므로 시장의 불확실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2019년 9월 금융안정상황’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117조4,000억원으로 지난 2008년(26조9,000억원)에 비해 90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연평균 약 20%씩 증가한 수치로 2008년 이후 최대치다. 예·적금금리가 1%대로 낮아지면서 고위험을 감수하면서 파생결합증권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가와 연계된 ELS가 76조원으로 전체의 64.7%를 차지했으며 금리·신용위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는 41조4,000억원으로 35.3%로 나타났다.
한은은 “고위험 파생결합증권에 투자한 사람들이 대규모로 중도 환매에 나서거나 기초자산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낮은 회사채·여전채 등 신용물 채권 매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한 증권사들은 원금 상환에 대비해 발행대금을 국공채·회사채·예금·현금 등으로 굴린다. 이를 헤지 자산이라 하는데 손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중도 환매에 나설 경우 증권사는 이를 팔 수밖에 없다. 회사채는 유동성이 낮기 때문에 증권사가 이를 갑작스레 매도해야 할 경우 채권을 헐값에 팔아넘기게 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파생결합증권 발행 증권사가 운용하는 헤지 자산 규모는 7월 기준 126조1,000억원이다. 이 중 채권이 81조4,000억원으로 64.0%였고, 예금과 현금이 20조원으로 15.8%였다.
다만 파생결합증권 관련 리스크로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한은은 설명했다./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