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6,080억 순유출..채권형펀드 '주춤'

이달 들어 채권금리 반등하자
수익률 하락 전환..투자금 썰물
내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커
"다시 자금 유입될 것" 전망 속
"예전만큼 수익은 무리" 의견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으로 물밀듯 자금이 들어왔던 국내 채권형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고 있다.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던 채권 금리가 멈칫하자 채권형 펀드에서 최근 한 달 간 6,000억원 넘게 빠져나갔다. 운용업계에서는 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상하며 채권형 펀드에 대한 관심도 다시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채권금리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어서 채권형 펀드에 대한 관심도 예전만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4개의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최근 한 달(9월 26일 기준) 동안 6,081억이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이 한 달 간(25일 기준) 1,572억원, 우리하이플러스채권에서 1,531억원이 빠져나갔다. 하이뉴굿초이스플러스단기도 745억원이 순유출됐다. 올 들어 10조원 가량이 몰리는 등 자금 유입이 끊이질 않던 국내 채권형 펀드의 관심에 다소 균열이 간 모양새다.

이는 수익률이 주춤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 국내 채권형 펀드의 한 달 간 평균 수익률은 -0.21% 수준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이달 들어서 조금씩 둔화되기 시작하다 최근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면서 “그간의 채권 강세장에 수익을 올린 일부 투자자들이 이익 실현에 나섰고 수익률 정체가 나타나며 자금을 뺀 투자자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했다.



채권의 가격은 금리와는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값은 하락한다. 8월까지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던 채권 금리는 9월 들어 반등의 기미가 보였고 채권펀드 수익률도 급제동이 걸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8월 한 달 간 14.1bp(1bp=0.01%포인트) 하락했지만 9월 들어서 지난 27일까지 6.8bp 상승했다.

회사채 시장도 주춤해진 건 매한가지다. 무보증 3년 AA- 등급의 회사채 금리는 이달 2일 1.740%에서 27일 1.806%로 올랐다. 회사채 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신용 스프레드도 올해 초 0.4%포인트 중반대를 오갔지만 최근 0.5%포인트대로 커진 상태다. 신용 스프레드는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를 뜻하는데 이 수치가 커질수록 회사채 수요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운용업계에서는 채권형 펀드에 대한 관심은 곧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10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다음 달 기준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내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며 “채권 강세에 베팅하는 자금이 다시 펀드로 유입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부장은 “10월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그 이상의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은 줄어들고 있다”며 “채권가격이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지난 7~8월만큼의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후 한은의 스탠스가 다소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며 “내년 국채 발행이 늘어나는 등 공급 요인도 작용하고 있어 투자의 적극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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