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치’(ChiNazi) 깃발을 든 홍콩 시위대/AFP=연합뉴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에서 시위대가 구타당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일간 가디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 장관은 이날 맨체스터에서 열린 집권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 연설에서 “영국은 반드시 전 세계의 자유를 옹호해야 하며 역사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절망적이고 암울한 감옥에서도 자유의 불꽃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브 장관은 구체적으로 홍콩 주민들이 통근 열차에서 무차별적으로 구타당한 것을 언급하며 “홍콩 주민들이 평화적인 시위를 위한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구타당하는 ㅉ것을 못 본 척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라브 장관은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하에서 언론인들이 독재 정권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거나 구타당하는 것에도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정권에 억류된 영국 국적자들이 다시 가족의 품에 돌아갈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또 그는 “영국이 ‘로힝야학살’을 취재한 로이터 기자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감금, 유고슬라비아나 콩고민주공화국의 전쟁범죄 등 부당함을 저지른 가해자들이 처벌을 받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브 장관은 이날 발언에서 “정부가 영국판 마그니츠키법을 제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 변호사인 세르게이 마그니츠키가 2009년 러시아 정부 고위관리들의 부패를 폭로한 뒤 감옥에서 의문사하자 2012년 마그니츠키법을 만들어 그의 죽음과 연관된 공무원들에 대해 비자 금지,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라브 장관은 “영국판 마그니츠키법은 고문을 포함한 심각한 인권 학대에 책임이 있는 자들에 대한 비자 금지, 자산 동결 등을 포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