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부 출범 이후 우리 경제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갈수록 악화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10월 전망치는 97.2로 17개월 연속 100선에 미치지 못했다. 부문별로 내수·수출·투자·자금·고용 등 모든 부문에서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통령이 중요한 경제 관련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대통령 스스로 “우리 경제가 어려움 속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렵지 않다고 인식하니 경제 관련 회의를 주재하며 민관을 독려할 필요도 없고 위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할 이유도 없다. 그러니 30일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 참석해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를 재차 거론하며 평화 타령이나 늘어놓고 있는 것 아닌가.
지금 거의 모든 경제지표는 빨간 불이 들어와 있다. 이제껏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디플레이션이 문 앞에 와 있다. 대통령부터 낙관적 인식을 접고 우리 경제가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제대로 챙겨야 한다. 시작은 이미 실패한 것으로 드러난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바꾸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