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 경기도 가결률 60→10%대로

경기도가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고 강화된 심의 기준을 적용해 첫 심의를 한 결과 가결률이 종전 60%대에서 10%대로 대폭 낮아졌다. 도는 이처럼 가결률이 낮아진 이유로 지난달 18일 발표한 ‘공공미술 작품의 예술성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에 따라 종전에 비해 심의절차 등을 강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지난달 24일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회를 열고 총 25개 작품 중 3개 작품만 통과시켜 12%의 가결률을 보였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심의위를 새로 구성하기 전인 지난 8월까지 열린 14차례 심의회에서 총 336점 중 210점을 통과시켜 62.5%의 가결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지난 1995년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가 의무화된 이래로 작가에게 정당한 창작료를 지급하지 않고 작품 설치금액의 일정액이 건축주와 대행사에 넘어가는 오랜 관행이 있었다. 이런 관행은 미술작품의 질적 하락과 공공미술로서의 가치 훼손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경기도는 도민의 문화 향유권 보장과 작가들의 창작환경 보호를 위한 개선안을 마련해 달라는 이재명 도지사의 지시에 따라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공정 작품 선정, 특정작가 독과점 등의 부조리 근절을 위해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5명과 미술 분야 44명, 건축·안전 등 기타 분야 6명 등 모두 55명으로 심의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고 위원회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개선방안도 마련했다.

도가 위원회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마련한 개선방안에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도지사가 위촉해 매달 심의 참여, 임기 중 경기도에 건축물 미술작품을 출품할 수 없도록 규정, 심의위원이 속한 대학이나 협회 또는 단체·위원이 관계한 화랑 및 대행사의 작품이 출품되면 심의에서 배척, 심의와 관련해 비위 사실이 있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 심의와 관련해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였거나 그 내용을 개인적으로 이용한 경우에는 해촉 조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심상용 경기도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장(서울대 교수)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의를 통해 작가들에게는 많은 창작의 기회를, 수준 높은 작품 선정으로 일반인들에게는 문화 감수성을 향상하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하겠다”며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가 공공미술로서 본연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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