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돌리기만 해도 경전을 읽은 것 같은 ‘공덕신앙’으로 유명했던 ‘윤장대’가 1일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 예고됐다. /사진제공=문화재청
‘바퀴 륜(輪)’ 자에 ‘감출 장(藏)’ 자를 쓴 윤장대는 불교 경전을 보관하는 곳이되, 회전식 경장이라는 게 특징이다. 고려 초기 중국 송나라의 전륜장 형식에서 영향을 받은 것인데, 8각형의 지붕을 가진 정자 형태를 갖추고 있다. 예로부터 윤장대는 ‘한 번 돌리면 경전을 한 번 읽는 것과 같다’는 공덕신앙이 전한다. 불경을 가까이 할 시간이 없는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 전하는 유일한 윤장대인 경북 예천군 용문사의 보물 제 684호 윤장대가 국보로 승격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윤장대와 더불어 이를 보관한 보물 제145호 예천 용문사 대장전을 통합해 한 건의 국보로 승격 예고한다고 1일 밝혔다.
고려 시대에 여러 사찰에서 윤장대를 설치했다는 흔적과 기록이 남아있지만 전하는 것은 없다. 예천 용문사의 윤장대는 846년 동안 형태와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동아시아 전체에서도 흔치 않은 불교 경전신앙의 한 형태라는 점 등에서 국보로 승격할 만한 희소성과 상징성을 인정받았다.
예천 용문사는 신라 경문왕 때 두운선사(杜雲禪師)가 당나라에서 돌아와 지은 곳이다. 대장전과 윤장대는 고려 명종 3년이던 1173년에 ‘김보당의 난’ 등 국난 극복을 위해 조응대선사(祖膺大禪師)가 발원하고 조성했다. 고대 건축물로는 드물게 1185년이라는 건립시기가 분명하다. 몇 차례의 수리끝에 지금은 17세기 건축양식을 보이고 있지만 보존 상태는 매우 우수하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측은 “건축물인 용문사 대장전과 동산으로 분류되는 윤장대가 각각 보물로 지정돼 있지만 이들의 건립시기, 의미,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두 보물이 각각이 아닌 일체성을 갖는 문화재”라며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뛰어나 한 건의 통합한 국보로 승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는 전쟁 등의 피해를 겪은 탓에 현존하는 국보 건축물이 총 24건에 불과하다. 이번에 예천 용문사의 대장전이 국보가 되면 2011년 ‘완주 화암사 극락전’ 이후 8년 만에 국보 건축물이 탄생하게 된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