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소비활력, 동남권 성장 재약…향후 완만한 개선

사회구조, 소비패턴 변화에 적극 대응 필요
BNK금융硏 동남권연구센터, 동남권 소비동향 및 시사점 발표

크게 떨어진 소비 활력이 부산·울산·경남 지역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NK금융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는 ‘동남권 소비동향 및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1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는 지역내총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성장의 중요요인이지만 전국적으로 활력이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소비가 지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동남권의 경우 2002년 50.5%에서 2017년 46.5%로, 전국은 같은 기간 55.9%에서 48.1%로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소비지표도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의 소매판매는 2% 성장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지난해 상반기에 5% 이상 늘어난 것과 비교할 때 약화했다. 동남권의 경우도 부산(-1.9%), 울산(-2.0), 경남(-0.9%)이 모두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신용카드 사용액 또한 올해 상반기 중 서울은 12.6%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부산(3.5%), 울산(1.6%), 경남(3.2%) 등 대부분의 광역시도가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소비심리지수도 전국의 경우 올해 5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8월에는 기준치(100p)를 밑도는 92.5p까지 낮아졌다. 동남권 역시 부산(90.9p), 경남(90.9p), 울산(88.4p) 전 지역이 기준치를 밑돌았다.

소비부진은 상업용 부동산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남권 중대형상가의 임대가격이 올해 들어 내림세로 전환됐으며 낙폭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주요 35개 상권 중 임대가격이 오른 곳은 부산 5개(동래역, 광안리, 사상역, 해운대, 현대백화점)와 경남 2개(마산역버스터미널, 김해) 등 총 7개에 불과하며 28개 상권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국의 경우 196개 상권 중 임대가격이 상승한 곳은 85개, 보합은 8개, 하락은 103개로 조사됐다.

향후 동남권 소비는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완만한 개선 흐름을 시현할 것으로 동남권연구센터는 내다봤다. 동남권연구센터는 이는 생산이 7년 만에 플러스 성장세로 전환된 가운데 수출, 고용 등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지표들이 반등하고 있는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동남권연구센터는 소비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경기변동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사회구조 및 소비패턴 변화의 여파가 더욱 크다고 지적하며 고령화, 양극화 등 사회구조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남권의 경우 소득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고령 인구 비중이 높고 증가세도 빠르게 나타나 소비활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또 고령층과 저소득층의 노동시장 참여율을 높이고 사회안전망 강화를 통한 소득확충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며 고령친화 상품 및 서비스 개발 등 맞춤형 소비확대 정책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패턴이 대면채널에서 비대면채널로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대응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016~19년 중 총소매판매는 연평균 3.0% 늘었으나 무점포 소매판매는 13.8% 증가했다. 백충기 동남권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앞으로도 홈쇼핑, 인터넷쇼핑 등 무점포소매시장 성장세는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지역의 많은 기업이 비대면 판매채널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고용창출과 소비확대를 견인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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