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ATL, 또 배터리 공장 건설…공격투자에 국내업체 긴장

1.7조 들여 쓰촨성 생산기지 신설
韓업체 주도 'ESS 사업'도 관심


올해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전기차 배터리 1위에 오른 중국 CATL이 또다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CATL이 공격적인 투자로 생산량을 늘리고 사업영역도 확대하고 있어 국내 배터리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1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CATL은 최근 100억위안(약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쓰촨성 이빈시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착공한 후 26개월 이내에 1기 공장을 건설하고 2년 뒤에 2기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CATL은 이빈시 정부와 투자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서부 지역 신에너지 산업기지 건설에 협력하기로 했다.


CATL은 중국 정부의 ‘배터리 굴기’ 정책 기조와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누적 출하량은 CATL이 19.41GWh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성장률은 107.5%에 달한다. 2위인 일본 파나소닉의 출하량은 16.18GWh로 전년 대비 60.3% 증가에 그쳤다. 국내 배터리 기업 출하량은 LG화학(051910) 7.67GWh, 삼성SDI 2.4GWh, SK이노베이션(096770) 1.34GWh였다. CATL은 올 상반기 25.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내 3대 배터리 기업인 LG화학(10.4%), 삼성SDI(3.2%), SK이노베이션(1.9%)을 합친 것보다 높다. 이 덕분에 CATL은 올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5% 증가한 매출 202억6,000만위안(약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CATL은 중국 내부에 그치지 않고 유럽과 북미를 비롯한 세계 각지로 생산기지를 확장하고 있다. CATL은 현재 독일에 첫 해외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고 미국에도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말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될 예정이라고 하지만 CATL은 이미 중국 밖으로 영역을 넓혀 국내 업체들과 경쟁하게 된 것이다. 시장전문가들도 CATL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NEF는 CATL의 배터리 생산량이 오는 2022년 120GWh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위인 일본 파나소닉의 생산량 전망치는 105GWh 수준이다.

특히 국내 배터리 업계는 CATL이 국내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도 관심을 갖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CATL이 세계 최대 태양광 전시회인 ‘솔라파워 인터내셔널 2019’에서 미국 시장용 ESS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일본 태양광 업체 넥스트에너지와 ESS 배터리 제휴를 맺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CATL은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도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데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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