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국내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극단적인 이념 갈등 탓에 한국 경제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은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국가경쟁력 강화, 보수와 진보를 넘어선 제3의 길은’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노무현 정부 이후 경제정책의 입안에서 집행까지 평균 3년 이상이 소요되고 논의 과정에서 입안취지가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경제가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이념 갈등으로 사회는 가장 분열된 상태로 전락해 국가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효율성 강화와 사회적 가치 구현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와 진보가 추구하는 가치들을 조화롭게 바꿔야 국민들이 좀 더 잘 살 수 있고 국가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며 “함께 잘 살기 위해서는 효율성을 추구해 파이를 크게 만들어 나눠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적 효율성의 극대화’가 시급하다는 게 김 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경제적 효율성의 극대화는 잘 살기 위해서, 기회 균등과 사회적 가치는 함께 잘 살기 위한 역할이 주어져 있다”며 “경제적 효율성 없이는 기회균등과 사회적 가치를 통해 함께 잘 살기 어렵기 때문에 경제적 효율성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효율성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보수진영이 추구하는 효율성 강화와 진보진영이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 구현이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독일식 사회적 생산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이날 경제가 이념에 발목 잡혀 국가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손 회장은 “극단적 이념 갈등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20년간 장기불황에 빠진 일본의 전철을 답습할 수 있다”며 “최근 수출과 투자 감소로 올해 성장률이 1%대로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만약 현실화한다면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저성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기업과 기업가에 대한 부정적 사회인식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기업의 경영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법인세·상속세 인하,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노동개혁, 유연근무제 보완입법, 화평법·화관법·산안법의 과도한 부담 완화, 과감하고 획기적인 규제혁신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