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유흥업소가 도서관 됐어요"

영등포구 당산동 일명 '나쁜가게'
'책나무 마을도서관'으로 변경 오픈
'당산골 문화의 거리' 사업도 진행

서울 영등포구가 당산골의 불법 유흥업소를 임대해 주민들의 공간으로 꾸민 ‘책나무 마을도서관’ 내부 모습./사진제공=영등포구

서울 영등포구가 관내에서 영업했다가 문을 닫은 불법 유흥업소 자리에 구민을 위한 도서관으로 마련해 화제다.

영등포구는 당산동 당산골의 일명 ‘나쁜카페’로 불리는 불법 유흥업소를 ‘책나무 마을도서관’으로 바꿔 1일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당산로 16길 일대 주택가 지역인 당산골은 주점 등 유흥업소들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영등포구는 올해 초부터 이 일대의 불법 유흥업소의 자발적 폐업을 유도하고 해당 공간을 예술 전시공간과 카페, 동네 서점 등으로 바꾸는 ‘당산골 문화의 거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폐업한 유흥업소 3곳을 임대해 체험공간인 ‘당산골 행복곳간’ 1·2호점과 공유공간인 ‘당산커뮤니티’로 꾸몄다. 최근에는 문래창작촌 등 영등포에서 활동하는 청년예술가들이 이 일대 소형점포의 인테리어를 개선해주는 사업도 하고 있다.

이번에 개관한 책나무 마을도서관은 다락방과 작은 테이블, 쿠션의자를 설치해 나무 그늘에서 쉬는 느낌으로 꾸몄다. 도서관 입구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조형물을 설치해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만들었다. 책나무 도서관을 방문한 한 구민은 “도서관 하면 고요한 분위기가 떠오르는데 이곳은 오가다 편하게 들려 쉬면서 책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라며 “앞으로 이 지역 주민들의 놀이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도서관 이용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이며 앞으로 평일 개방시간을 늘리고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오는 11월 폐업 예정인 유흥업소 2곳도 임대해 만화카페 콘셉트의 도서관으로 꾸미고 내년 초 문을 연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이번 사업으로 어두웠던 거리는 활력을 되찾고 도서관은 주민들이 사랑하는 명소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도서관은 열린 공간이니 주민들이 언제든 찾아와서 책과 함께 휴식을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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