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달 10일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진행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연합뉴스
“南, 교착 책임 北에 전가하며 횡설수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여론을 오도하지 말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최근 남조선당국이 남북관계의 교착상태가 지속 되고있는 것과 관련하여 그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는 놀음을 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일부 당국자와 정경두 국방 장관의 발언도 문제 삼았다. 신문은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사이의 대화가 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마치 우리 때문인 것처럼 횡설수설하였다”며 “남조선 국방부 장관도 우리의 자위적인 국방력 강화 조치를 걸고 들면서 ‘북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망발을 늘어놓았다”고 비난했다.
청와대에서 나온 발언도 지목했다. 신문은 “남조선의 통일외교안보 관계자라고 하는 인물들은 남북 관계가 불안한 것이 우리가 저들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남북 선언들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 책임도 ‘남쪽 당국에만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수작질하고 있다”고 일일이 지목했다. 이를 두고 노동신문은 “흑백을 전도하는 매우 불순한 선언”이라고 재차 비난했다.
지난 1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19 DMZ 페스타’에서 관람객들이 각 주제관을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실무협상 앞두고 한미훈련 또 비난
신문은 또 한미군사훈련과 전략자산 전개도 물고 늘어졌다. 신문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여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과 최신공격형 무기반입에 열을 올리는 남조선 당국”이라며 “남북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게 된 근본원인은 한마디로 말하여 남조선 당국의 배신적 행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문은 “각종 합동군사연습은 간판만 바뀌었을 뿐 침략적 성격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며 “외부로부터 끌어들이고 있는 첨단전쟁장비들도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근원”이라고 비난했다.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도 “동족대결에 미쳐 날뛰며 반공화국모략소동을 일삼던 이전 보수정권의 망동과 결코 다를 바 없다”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정경두 국방장관과 무기를 사열하고 있다./연합뉴스
南 군사훈련 문제 삼으며 발사체 시험
하지만 북한은 이날 새벽 또다시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지난 10일 평남 개천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라고 주장한 무기 시험을 한 지 22일 만이다. 또 올 들어 11번째 발사체 시험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아침 강원도 원산 북방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며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미 정보당국은 시험 의도와 발사체 성능 분석에 들어갔다. 군 당국에선 지난달 10일 단행 된 시험 성과가 좋지 않았던 데 대한 재시험, 전일 ‘국군의 날’ 행사에 대한 반발 차원 등에 대한 대응 성격일 가능성을 보고 있다. 전일 우리 군은 전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제71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A를 비롯해 육·해·공군이 운용 중인 다양한 전략 무기를 일반에 공개했다.
아울러 북한이 전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공개한 오는 5일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한미 당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발사체를 쏘았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