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에 연루돼 현직에서 물러났던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면직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도 승소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박형남)는 2일 안 전 국장이 법무부를 상대로 낸 면직처분 취소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안 전 국장은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종료된 나흘 만인 지난 2017년 4월21일 검찰 특별수사본부 검사 6명에게 70만∼1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넨 사실로 논란에 휩싸였다. 같은 자리에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당시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에게 100만원씩 나눠주고 1인당 9만5,000원의 식사비를 지불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 전 국장과 이 전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감찰을 지시한 지 하루 만에 각각 사의를 표명했지만 감찰 중이란 이유로 인사 조처됐다. 법무부는 합동감찰반의 권고에 따라 ‘법령위반’과 ‘검사로서의 품위 손상’을 이유로 2017년 6월 두 사람을 면직 처분했다.

안 전 국장과 이 전 지검장은 “돈 봉투 전달과 식대 지급은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위로나 격려, 포상 등의 목적으로 제공한 청탁금지법 예외사유”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법무부의 면직처분은 법이 정한 징계기준을 초과해 행사한 것”이라며 안 전 국장과 이 전 지검장의 손을 들어줬다. 법무부는 이 전 지검장에 대해서는 항소를 포기했지만 안 전 국장에 대해서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역시 안 전 국장이 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한 것이 맞더라도 면직을 당할 정도의 잘못을 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안 전 국장은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현재 형사 재판까지 받고 있다. 1·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안 전 국장은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이다.

한편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형사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지검장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