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부품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은 정체되고 있는 반면 중국 기업들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연간 글로벌 신차 생산의 30%가량을 맡고 있을 정도로 내수시장 자체가 큰데다 최근 구조조정을 통한 완성차 및 부품 업체들의 대형화가 진행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18년 매출액 기준 세계 100대 부품업체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총 7개사가 포함돼 6개사에 그친 우리나라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가 매출액 기준 100대 부품 업체 순위를 발표한 후 중국 기업이 우리나라보다 많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0위 안에 든 기업들 숫자는 국가별로 일본(23개), 미국(23개), 독일(16개)이 강력한 3대 축을 형성한 가운데 중국과 한국이 뒤를 이었다. 한국 부품 업체들의 순위는 현대모비스(012330)가 7위로 가장 높았고 현대위아(011210)(36위), 현대트랜시스(38위), 한온시스템(018880)(46위), 만도(204320)(47위), 현대케피코(91위) 등의 순이었다.
특히 중국 자동차부품 업계는 지난 2011년에 처음으로 100대 부품 업체 중 1개사가 포함된 후 2013년 2개사, 2016년 6개사 등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100위 이내 기업들의 매출액을 더하면 여전히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비해 2배가량 많지만 이는 수년 내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 협회의 분석이다. 김준규 자동차산업협회 실장은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2,800만대로 주춤했지만 언제든지 3,500만대까지 늘어날 수 있는 시장”이라며 “100개가 넘는 완성차 업체가 있는 중국이 구조조정을 거쳐 결국 다른 나라들처럼 10여개 정도로 정리되면 부품 업체들 역시 대형화해 한국 부품 업체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협회는 국내 자동차부품 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개혁, 기술개발 확대, 해외 부품기업 인수합병(M&A)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국내 부품 업체들이 중소기업에 안주하도록 하는 각 부처의 정책이나 규제들을 발굴해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정부가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술력 확보를 위한 외국법인 인수비용 세액공제 특례제도 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