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둔화로 미 제조업 경기가 10년여 만에 최악으로 얼어붙었다. 미국의 경기하강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가뜩이나 무역분쟁의 여파와 일본의 전략물자 규제로 움츠러들고 있는 한국 수출이 더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기사 3면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8로 전월(49.1)을 크게 밑돌았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확장, 못 미치면 위축을 뜻한다.
소비와 함께 미 경제를 떠받치던 고용도 심상치 않다. 2일 발표된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민간 부문 신규고용은 당초 시장 예상치보다 적은 13만5,000명에 그쳤다. 앞서 발표됐던 8월 신규고용은 19만5,000명에서 이날 15만7,000명으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특히 한국처럼 수출 비중이 높은 나라는 미국의 경기둔화가 직격탄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불확실성(GDP 전망치에 대한 표준편차)이 0.1%포인트만 높아져도 한국 수출 증가율은 2.31%포인트 낮아진다.
한편 이날 세계무역기구(WTO)는 통상마찰 격화를 이유로 올해 세계 무역량 증가율 전망치를 2.6%에서 10년 만에 최저치인 1.2%로 하향 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역 둔화가 세계 제조업을 강타하고 있다”며 “투자와 일자리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