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016년 4월 공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연합뉴스
북한이 2일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발사한 미사일은 북극성 계열의 성능개량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된다.
군은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그린파인)와 이지스 구축함의 탐지 레이더가 포착한 발사지점을 분석한 결과 지상이 아닌 해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답변을 통해 “해상에서 발사해 SLBM 가능성이 있다”며 “북극성 계열로 보고 현재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SLBM이 맞다면 북한은 해상에 떠 있는 바지선이나 기존 신포급(2,000톤급) 잠수함, 지난 7월 공개된 신형 잠수함 중 한 곳에서 발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이 2016년 4월24일, 7월9일(실패), 8월25일 발사한 SLBM 북극성-1형(KN-11)보다 기술이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어 바지선 또는 7월 공개된 신형 잠수함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은 2016년 8월 SLBM인 북극성-1형 시험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2017년 2월에는 이를 지대지로 개조한 ‘북극성-2형(당시 500㎞ 비행)’을 발사했다. 북한은 2017년 8월23일 김정은 당시 노동당 위원장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벽에 붙어 있는 SLBM ‘북극성-3형’의 구조도를 슬쩍 공개한 바 있다. 북극성-3형은 고체연료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신형 SLBM으로 보인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은 2016년 8월 신포급 잠수함에서 고각발사해 500㎞ 비행에 성공한 북극성-1형에 이어 새 모델인 북극성-3형을 개발했다고 선언한 셈”이라며 “북극성-3형을 신형 잠수함에 탑재하기 위해 바지선을 이용한 ‘콜드론치(cold launch)’ 방식 사출시험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단 분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북극성-1·2형은 1단과 2단이 분리된다”며 “일본이 2발을 탐지했다고 한 것은 단 분리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북극성-1·2형의 기술 결합체인 북극성-3형으로 보여 기술이 같다”고 말했다.
신포급 잠수함에서 2016년 8월 발사한 북극성-1형은 약 500㎞를 비행했다. 군은 당시 비행고도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500∼600㎞로 추정했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비행고도 910여㎞로 당시보다 최소 300㎞ 더 올라갔다. 고각발사 방식으로 쐈지만 북극성-1형보다 사거리 등 기술력이 향상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군당국이 추정하는 북극성-1·2형의 사거리는 1,300여㎞로 북극성-3형이 성공한다면 사거리로 2배가량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 신형 잠수함에서 북극성-3형을 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7월 공개한 신형 잠수함(3,000톤급·로미오급 개량형)에는 수직발사관이 3개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