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에 등을 돌린 진보진영 시민단체와 인사들이 늘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와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이 조 장관을 강하게 비판한 데 이어 진보진영의 대표 경제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까지 법적 대응에 나서며 조 장관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조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센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선택한 촛불 대통령 문재인을 무조건 지지하지만 촛불에 의해 탄생한 정부 관료들의 부정부패는 결코 용납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국정농단’ 사태 당시 최순실과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고발한 바 있으며 대표적 진보진영 경제단체로 평가받는다. 다만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전에도 더불어민주당과 이낙연 국무총리에 대해 ‘자질이 없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조 장관과 정 교수를 공직자윤리법 특가법(뇌물)과 특경법(횡령)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서만 고발한 것으로 조 장관의 딸과 아들 등에 대한 입시 관련 의혹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투기자본센터 측은 “정 교수는 조국 당시 민정수석의 직위를 활용했고 고문료는 이해충돌행위의 대가로 받은 것”이라며 “WFM 대표를 맡았던 우모씨가 55억원 상당의 주식을 코링크PE에 무상으로 준 것 등을 포함하면 조 장관이 아내 등을 통해 66억5,000만원을 뇌물로 받은 만큼 검찰개혁과 별개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진보 시민단체 인사들이 조 장관을 비판하며 범진보진영에 분열이 일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사건보고서 발표 등을 주도한 김경율 전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 장관을 옹호하는 진보진영 전문가들을 ‘위선자’들이라고 하는 등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또 김 전 위원장은 조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수일에 걸쳐 몇 명이 밤샘하며 분석했고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더 크게 발전될 수 있다고 봤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조사 내용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참여연대가 김 전 위원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하자 김종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참여연대 탈회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일시적 비난 여론에 등 떠밀려 십수년 동안 열정과 성의를 다해 활동한 사람(김 전 위원장)을 내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 ‘진보논객’인 진중권 교수는 조 장관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 정의당을 탈당하려다 만류로 남게 됐지만 “제가 신뢰했던 사람들을 신뢰할 수 없게 되고, 존경했던 분들을 존경할 수 없게 되고, 의지했던 정당도 믿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