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만화경] 실종된 국감 스타...'조국 국감'에 힘빠진 보좌진들

애써 준비한 아이템 주목 못받아
"이렇게 일할 맛 안나는 건 처음"
학계 "국정 감시役 잊었나" 지적

국정감사가 막을 올린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실 앞에서 보좌진들이 분주하게 질의를 준비하고 있다./권욱기자

“국정감사 시즌에 국회가 이렇게 힘이 빠져 있는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국정감사가 지난 2일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지만 이를 준비하는 국회 보좌진들은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이른바 ‘조국감’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번 국정감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한 정쟁으로 치달으며 피감기관에 대한 질의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한 달 넘게 준비해온 아이템들이 ‘조국 블랙홀’에 묻히는 상황에 보좌진들의 아쉬움은 더욱 크다. 학계에서는 ‘국정 전반에 대한 견제’라는 본연의 목적을 잊은 국회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3일 복수의 국회의원 보좌진들은 서울경제에 조국 이슈 위주로 흘러가고 있는 국정감사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실의 한 비서는 “이번 국감처럼 일할 맛이 나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며 의원회관의 분위기를 전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한 비서관은 “일련의 정치상황으로 인해 국감에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보좌진들 사기도 상당히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국 이슈에 묻혀 열심히 준비한 아이템들도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며 울상을 지었다.

조국 이슈가 정치권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문제 제기로 ‘국감 스타’가 나올 수 없는 상황도 보좌진들에게는 악재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사립유치원 비리’ 이슈를 제기하며 국감 스타로 떠오른 박용진 민주당 의원 같은 사례가 나올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한 비서관은 “특히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어떻게든 이름을 알려야 하는 초선·비례대표 의원과 일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학계에서는 국회가 ‘국정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잊었다는 점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조 장관 문제도 물론 국정의 일부지만 민생 현안들이 산적한 가운데 지나치게 조국 이슈에 골몰하는 정치권의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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