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 /AFP연합뉴스
미국의 최고령 대선후보이자 민주당의 유력한 경선주자인 무소속의 버니 샌더스(78·버몬트) 상원의원이 건강 문제로 경선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경선후보 토론회를 보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샌더스 의원의 건강 문제가 드러나면서 민주당의 경선 레이스는 조 바이든(76)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70·메사추세츠) 상원의원 간 2파전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AP통신은 샌더스 의원이 2일(현지시간) 동맥폐색 치료를 이유로 선거 캠페인을 잠정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전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행사 도중 가슴에 통증을 느껴 의료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선거캠프는 2개의 스텐트(철망으로 만든 가는 관)가 성공적으로 삽입됐으며 현재 상태는 양호하다고 밝혔다. 다만 캠프 측은 “샌더스 의원은 며칠간 휴식을 취할 것”이라며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행사나 출연을 취소한다”고 설명했다.
고령 때문에 대선 경쟁자들로부터 수차례 건강 문제를 지적받았던 샌더스 의원은 대통령직 수행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최근에는 소프트볼 경기에서 배트를 휘두르며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초 덴버 유세 때 목소리를 잃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일부 일정을 취소하는 등 건강 문제는 끊임없이 그의 발목을 잡아왔다.
의료진은 동맥폐색이 단기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며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바이든 전 부통령, 워런 의원과 3파전을 벌여온 샌더스 의원에게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샌더스 의원이 지지율 1·2위를 달리는 워런 의원과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격차를 좁힐 중요한 기회로 여겨졌던 이달 15일 오하이오주 컬럼버스 경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샌더스 의원이 병원 신세를 지면서 그의 후보 자격을 둘러싸고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몬머스대가 민주당 성향의 유권자들을 상대로 조사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워런 의원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각각 28%, 25%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샌더스 의원은 15%에 그쳤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