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1일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대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6개월 유예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상한제 공론화 이후 공급절벽 우려가 심화 되면서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신축 아파트값이 급등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자 이같이 결정한 것. 국토교통부는 이번 조치로 공급 위축 등 부작용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지난 2일 1순위 접수를 받은 성북구 보문동의 ‘보문 리슈빌 하우트’에 쏠렸다. 상한제 유예 이후 첫 청약접수를 받는 상징성 외에도 강북권에 위치해 있고, 브랜드 인지도도 낮아 경쟁률이 어느 정도 나올까 주목을 받았다. 청약 결과 1순위 접수에서 6,200여 명이 몰리며 평균 47.9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비사업 단지들이 유예를 받았지만 실제 혜택을 볼 수 있는 사업장은 매우 적다”며 “청약자들은 여전히 상한제가 시행되면 공급이 줄고, 경쟁률은 오히려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보문 리슈빌, 최고 경쟁률 165대 1 = 보문 리슈빌 하우트는 보문 2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조성되는 단지다. 18층 8개 동 총 465가구 규모다. 시공사는 지방업체인 계룡건설이다. 이 회사가 정비사업을 통해 서울에서 첫 분양하는 단지다. 1순위 접수 결과 130가구 모집에 6,231명이 몰려 평균 47.9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84㎡가 9가구 공급에 1,487명이 몰리면서 최고 경쟁률인 165.22대 1을 보였다.
이 단지는 역세권에 위치해 있고, 분양가가 9억원 이하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분양가가 인근 시세와 큰 차이가 없고,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견본주택에 많은 인파가 몰렸고, 이것이 청약 경쟁률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보문 리슈빌 하우트 경쟁률은 인근 지역인 성북구 길음동에서 지난 5월 분양한 브랜드 단지인 ‘롯데캐슬 클라시아(32.64대 1)’보다 높다. 아울러 올 상반기 청량리에서 재개발 사업으로 선보인 단지들 보다 높은 경쟁률이다.
◇ 정비사업 유예, 혜택 적을 듯 = 전문가들은 보문 청약 결과에 대해 공급 절벽 우려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한다. 정부는 10월 말 예정대로 상한제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비록 정비사업 단지에 대해 상한제 적용을 6개월 유예 했지만 이 역시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일 국정감사에서 분양가상한제 예외 대상과 관련해 “서울 재건축단지 61개 가운데 절반 정도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유예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단지가 이보다 더 적을 것으로 분석한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아도 이주에서 철거, 그리고 분양가 협상 등 수 많은 난관을 뚫어야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할 수 있다. 즉 관리처분단계에 있는 61개 조합 가운데 내년 4월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할 수 있는 단지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진동영기자 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