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신용평가, 미래에셋금융그룹
미국 호텔 15곳을 7조원에 인수한 미래에셋금융그룹에 대해 유동성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4일 미래에셋금융그룹에 대해 직접 투자지분에 대한 미매각위험, 투자상품의 가격변동위험, 특정 지역·상품에 대한 집중도 심화 등 투자위험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중국 안방보험이 2016년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으로부터 매입한 미국 호텔 15곳을 인수했다. 인수가격은 약 6조9,000억원으로 국내 금융회사의 대체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이번 투자 건에서 총 매입액 중 2조6,000억원을 에쿼티(자기자본)로 투자하기로 했다. 잔액과 부대비용은 현지 IB를 통한 차입으로 조달한다. 계약금 약 5,000억원은 계열사 별 에쿼티 투자액 비율대로 납입이 완료된 상태다.
계열사 투자액은 △미래에셋대우(006800) 1조8,000억원 △미래에셋생명(085620) 5,000억원 등이다. 미래에셋대우 지분 중 약 5,389억원은 전략적 투자자(SI) 모집을 통해 해소할 계획이다.
한신평은 이번 투자 규모가 매우 컸던 만큼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초기 투자 및 엑시트 시점의 유동성 위험이 높다고 봤다. 특히 차입금 조달과 투자자 모집 등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유동성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래 가격 변동 리스크도 크다는 분석이다. 호텔투자펀드의 만기가 10년 9개월로 길기 때문이다. 매입 시점과 매각 시점의 가격 차이가 커지면 추후 재매각 혹은 자금 재조달이 어려워질 위험이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의 해외대체투자 포트폴리오가 미국 호텔투자에 집중됐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특정 상품에 집중 투자한 경우 투자가치와 리스크 관리가 우수해도 통제가 불가능한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대응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서다.
한신평은 특히 미래에셋금융그룹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실적 변동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계열사 및 주요 부동사 펀드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2019년 2·4분기 차입부채는 약 5,846억원으로 향후 부채비율이 55%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속적으로 해외 및 고유재산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