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엄용수 의원./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7억원 상당의 토지와 건물을 상속받고도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4일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의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진행된 기획재정부 조세정책 국정감사에서 “정 교수는 2015년 4월 모친 명의의 토지, 2016년 11월 부친 명의의 건물 등 약 22억원의 재산 중 7억원 상당의 재산을 상속받았지만, 현재까지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엄 의원은 정 교수에 대해 “기초공제액을 제하면 상속세 과세표준이 나와 세금 납부를 해야 하는데 조국 법무부 장관 청문회 당시 (확인해보니) 상속세 납부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엄 의원이 언급한 토지는 공시가액 19억3,309만원 상당으로 건물은 재산가액 2억5,023만원 상당이다. 이 토지와 건물은 정 교수를 포함한 3남매가 부모로부터 균등 상속받은 것으로 정 교수가 상속받은 토지와 건물은 7억원 상당이다.
이에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이 “아직 국세청 소관이라 저희가 체크를 못 했다”고 답하자 엄 의원은 “상속받은 토지 외에도 건물 상가가 있는데 임대를 놨다”고 했다. 엄 의원은 “금융재산도 있을 수 있고 증여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상황들을 다 감안 하더라도 상속세를 전혀 내지를 않았다”며 “이 부분을 세제실장이 국세청에 확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엄 의원은 또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와 관련해서도 “정 교수 차명투자 의혹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며 “차명 주식 등은 명의수탁자에게 증여세를 부과해야 하니 세정당국이 나서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엄 의원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는 “조국 교수의 인사청문 요청안을 보면 총재산이 56억4,244만원인데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수많은 의혹이 나온다”며 “과연 세정당국이 제대로 들여봤고 기재부는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했는지 국민들이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월급 30만원의 전임강사 3년 수입이 유일한 사람이 미국에서 3년간 유학을 하고 귀국 후 바로 서울의 아파트를 구입했다”며 “과연 미국에서의 학비와 체류비 등은 어떻게 마련했으며 또 아파트 구입 비용은 어떻게 마련했느냐”고 지적했다.
엄 의원은 “3년간 유학하고 들어오자마자 아파트를 사고 부인은 상속 받았는데 상속세 낸 것은 없고 학생인 자녀들까지 사모펀드를 투자하는데 일반 국민 눈높이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편법에 의한 부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고위직 및 사회지도층에 대해서도 특별대책이 필요하다. 인사검증 시에도 재산형성에 대해 국세청이 검토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세금 분야에 편법이 있어선 안 된다”면서도 “특별 세원 관리 대책을 말씀했는데 편법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개인 사생활에 너무 관여하는 게 아닌가 한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