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블룸버그
세계 각국이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에 부정적인 가운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기업의 암호화폐 사업을 비판하고 나서 리브라가 출시되기도 전에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쿡 CEO는 3일(현지시간) 프랑스 경제일간지 ‘레제코’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디지털화폐 발행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답했다. 그는 “화폐는 국가의 손길이 뻗는 범위 안에 머물러야 한다. 사기업이 경쟁력 있는 화폐를 만드는 생각에 불편한 감정이 든다”며 “사기업은 그러한 방식으로 권력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애플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제니퍼 베일리 부사장이 “가상화폐를 지켜보고 있다”며 암호화폐에 관심을 표명했지만, 각국에서 암호화폐가 돈세탁 등에 악용될 수 있다며 규제 가능성을 시사하자 애플이 관련 사업을 비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CNBC방송은 이날 “프랑스·독일을 비롯해 유럽국들이 리브라 출시를 막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면서 “암호화폐를 주류로 앞세우려던 페이스북의 시도는 규제당국에 가로막히고 세계적으로 정치적 회의론에 휩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28개 기업으로 구성된 리브라 연합체도 내년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벌써 파열음을 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전자결제시스템 기업 페이팔이 리브라 프로젝트 관련 중요 회의에 불참했다면서 페이스북이 규제당국의 비판에 적극 대처하지 않은 점을 우려하며 리브라협회에서 이탈하기 직전 상태라고 보도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